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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4차산업혁명' 자율운행선박 ... 조선 '빅3', 기술경쟁 치열
바다 위의 '4차산업혁명' 자율운행선박 ... 조선 '빅3', 기술경쟁 치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1.2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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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향해 자율운항 중인 세계로호 조타실 내부 모습.
독도를 향해 자율운항 중인 세계로호 조타실 내부 모습.

바다 위의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기술 선점을 위한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연구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율운항 솔루션을 초대형 LNG 운반선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엔 대우조선해양이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시험용 선박으로 해상 시험에 성공했다. 뒤이어 삼성중공업도 서해와 남해, 동해를 잇는 연안 지역에서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마치면서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이들 업체는 고유의 자율운항 솔루션을 개발해 대형선박, 시험선박 등에 적용하며 충돌회피 수준을 높이는 단계까지 올라서며 국제 표준 선점을 위해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 부문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분야 스타트업 아비커스는 지난 8월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의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세계 처음으로 자율운항 2단계 상용화에 돌입했다. 지난 6월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대형 선박용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은 아비커스가 지난 2020년 개발해 이미 상용화한 1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에 '자율제어' 기술을 추가한 버전이다.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딥러닝 기반의 상황 인지·판단을 통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축적된 실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생성하고 선박이 자율적으로 엔진출력을 제어해 연료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됐다"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술 선점 보폭을 넓히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최근 연이어 자율운항 선박기술에 대한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자율운항 솔루션 'DS4' 시험을 마쳤다. 이번 기술 검증에 쓰인 선박 '단비(DAN-V)'는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이다.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으로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대형 상선용 자율운항 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다는 게 대우조선의 설명이다.

다만 대우조선은 실제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하는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 자율운항, 원격제어 기술 등 단위 기술을 하나하나 개발하는 단계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대우조선은 내년엔 자율운항 기술을 실선에 적용해 2024년 완전 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9200톤(t)급 대형 선박에 자체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을 적용해 목포를 거쳐 제주도, 독도까지 약 950㎞ 이동하는 자율운항 연안 실증에 성공했다. 2016년부터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한 '세계로호'는 자율운항 중 다른 선박과 마주친 29번의 충돌 위험 상황을 회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용화 등 기술수준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가장 앞서 있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순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중공업은 상용화를 위한 노력 중이지만 아직 수주 등 판매 실적은 없어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Acute Market Report)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95조원에서 2028년 335조원까지 연평균 1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를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협약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까지 기술 개발과 시험 항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조선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자율운항 선박 분야는 조선업계에서 이른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이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와 국제 표준 선점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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