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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에게 듣다 - 여성 인재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말하는‘여풍당당 시대’
멘토에게 듣다 - 여성 인재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말하는‘여풍당당 시대’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2.04.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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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여성 키우미’역할을 하고 싶다”

 

전통적 가치관과 구조는 정보화를 통한 지식의 확산으로 이미 20세기에 그 종말을 고했다. 이제는 다수의 우수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앞에 뛰게 하면서 ‘변화, 참여’를 강조하는 열린 실력 사회라고 말한다. 이런 변화로 사회 각 분야의 여성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행정부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수가 10년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런 ‘알파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보통 여자’들의 실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134개국 중 104위(2010년 기준)로 여전히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여성정책은 얽힌 매듭을 푸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김 장관에게 진정한 ‘여풍당당 시대’의 청사진을 들었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동파 리더
여성단체 사무총장, 정당 여성조직 책임자, 입법부의 국회의원을 거쳐 지난해 9월 여성가족부의 수장이 된 김금래 장관의 커리어를 보면 마치 ‘여성운동 종합선물 세트’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 장관은 30여 년의 세월동안 여성운동에 몸담으며 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힘써왔다. 취임 당시부터 “현장에서 길을 찾고 소통에서 답을 구한다”는 신념으로 쉼 없이 현장을 찾아다녔다.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 그이는 며칠간의 해외출장에서 막 돌아왔을 때였다.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 참석차 미국에 다녀왔어요. 반기문 사무총장님도 만나고, E 미첼 바첼레트 유엔여성기구 총재를 비롯해 미국 멜라니 버비어 국제여성대사, 호주 페니 윌리엄스 국제여성대사, 중국 멩 샤오시 중화전국부녀연합회 부의장 등과 만나 여성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어요.”
출장에서 돌아와서는 산적해 있는 업무를 처리 하느라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스케줄을 관리하고 있었다. 탈북 여성 지원체계 점검과 탈 성매매 여성 교육시설 방문 등 일주일에도 행사가 수십 개에 다다른다. 숨 가쁜 일정에 피곤이 쌓일 법도 한데, 김 장관은 피곤한 내색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정책 현장을 다니면서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국민이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어요. 가만히 앉아서 정책을 만드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정책 수혜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면 더 체감도 높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피곤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요즘 남편이 ‘고3때도 그렇게 열심히 안했을 것 같다’고 놀리곤 해요(웃음).”
장관에 취임한 지 이제 약 6개월,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이가 이뤄낸 성과는 적지 않다. 성폭력 범죄 재범 방지를 위한 인터넷 공개, 우편고지제도 도입을 통해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를 확대했고, 보육·교육 및 청소년 시설의 종사자에 대한 성범죄 경력 전수조사도 실시하는 등 성폭력에 대한 조치를 강화했다. 또한 여성친화도시 확대로 지자체에서 여성정책이 도시 행정에 접목될 수 있게끔 확산한 것도 그이의 공이다. 청소년 분야에서는 ‘지역사회 청소년 통합지원체계(CYS-Net)’를 확대했고,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등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내실화 했다. 그이에게 장관으로서 6개월 동안의 소감을 물었다.
“여성가족부 업무는 전 부처에 걸쳐 있어요. 여타 다른 부처는 업무별로 나뉘어 있는데 반해,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청소년이라는 대상에 맞춰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부서와 협조하고 조율하는 업무가 많아요. 그렇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더라고요. 우리 뜻대로 안 되는 점도 있고, 이해가 부족한 부분도 있어요. 간혹 부처 간의 일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힘든 점이라면 힘든 점이에요. 그래도 여성과 청소년 등 가족의 역량을 키우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일이다 보니 보람을 느끼는 일이 더 많아요.”


세계에서 가장 활용되지 못한 자원은 여성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매년 세계 각국의 여성 지위를 비교해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GEM)’을 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순위는 조사대상 109개국 중 61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그동안의 정책과 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여성들의 커리어 발전을 가로 막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여성의 사회 참여율 확대는 곧 여성일자리 제공 확대에 있다고 생각하고 일자리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육아와 가사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어요. 그 결과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통해 지난해까지 약 30만 명의 여성이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올해도 여성 취업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정교화해 여성의 취업지원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올해에는 새일센터가 100개소가 됐고, 광역새일자리지원본부도 8개소에서 11개소로 확대됩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내용적으로도 내실을 기하고 있는데, 400개의 직업훈련교육과정을 개설해 8천800명을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품질 관리사 과정, 광반도체 검사 전문기능원 과정 등 지역의 산업구조와 인력수요를 고려한 특화된 직업훈련을 할 계획이다. 또 최대 6개월간 인턴기회를 제공해 성공적으로 직장에 정착하도록 돕는 ‘새일여성인턴’제도도 확대해, 올해에는 4천200명에게 월 50만원 한도내의 인턴지원금을 지원하고, 결혼이민여성 600여명에게도 인턴지원금이 제공될 예정이다.
“고학력 여성에게도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청년여성들이 여성관리자나 CEO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쓸 계획입니다. 지난 유엔여성지위위원회에서 반기문 사무총장님께서 ‘세계에서 가장 활용되지 못한 자원은 여성’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저 역시 그 말에 공감합니다.”

워킹맘의 마음 누구보다 잘 안다
김 장관은 여성들이 사회 참여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를 여성에게 집중된 출산과 양육 그리고 가사노동 부담의 문제로 꼽았다. 이는 우리나라 여성취업률의 통계를 보면 더욱 더 명확해진다. 현재 우리나라의 여성취업률은 전체 49% 정도다. 그러나 이를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20대가 69% 정도며, 50대 64%인데 비해 30~34세 사이는 51% 정도에 그친다.
“젊은 남성들도 맞벌이를 원하지만, 육아와 가사의 책임은 사실상 아내의 몫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해요. 그렇다보니 젊은 여성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편을 택하거나, 지레 성공을 포기하는 것이죠.”
송창헌 금융결재원장과의 사이에 2녀를 둔 그이는 평생 ‘일하는 엄마’로 살아왔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워킹맘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저도 경력단절이 여러 번 됐었어요. 아픈 아기를 두고 출근하는 엄마의 심정은 일하는 엄마는 누구나 알 거예요. 일하는 엄마들은 아이들 이야기하면 다 눈물을 흘려요. 둘째 애가 백일이 지나서 다시 직장에 나왔어요. 그때는 큰 애가 3살 정도 될 때인데, 아침에 출근 할 때마다 아이가 울었어요. 우는 아이를 뒤로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아기 우는 소리가 1층 내려갈 때까지 들려요. 그럴 때면 마치 제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또 여성단체 월급이라는 게 얼마 되지 않잖아요.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의 월급을 드리고 나면 교통비도 남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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