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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빠의 반쪽' 기안이
[동행] ‘아빠의 반쪽' 기안이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6.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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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빠의 반쪽 기안이’

오늘(24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13화에서는 ’아빠의 반쪽 기안이‘ 편이 방송된다.

√ 아빠의 오른팔, 열네 살 기안이

뙤약볕에서 땀을 뚝뚝 흘리며 밭일을 하면서도 아빠 김기표씨(58세)를 보면 기분 좋게 웃는 아이. 열네 살 기안이입니다. 기안이가 아빠를 돕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무렵. 한 손으로 오이 줄을 잡고, 입으로 매듭을 짓는 아빠가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하고부터입니다. 2006년 일하던 헬스장에서 생긴 화재로 인해 팔에 심한 화상을 입고, 그로 인해 오른팔을 잃은 아빠는 넝쿨을 올리기 위해 오이 줄을 맬 때도 남들의 다섯 배가 걸리고, 얼마 안 되는 감자를 수확할 때도 하루 종일 걸리지만 성실히 일을 합니다. 그런 아빠를 닮아 누구보다 착실하고 성심 곱게 자란 기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아빠의 밭일을 돕고 엄마 김주디안씨(38세)가 주말에 가끔 펜션 청소 아르바이트를 나갈 때면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남매와 4살인 남동생을 챙깁니다. 형에게 떨어질 줄 모르는 장난꾸러기들을 책임지기 힘들 때도 있지만 동생들에게 아빠만큼 든든한 보호자가 되고 싶습니다.

[동행] ‘아빠의 반쪽 기안이’

√ 한 팔로 가족들을 품은 아빠

엄마와 필리핀에서 살았던 기안이. 사실 아빠는 기안이가 처음 본 한국인이었습니다. 3살쯤 한쪽 팔이 없는 아빠를 보면서 한국인들은 다 그런 줄 알았다는 기안이. 하지만 한국에 와 아빠의 아들로 입양되고 함께 살면서 아빠는 보통 사람보다 더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빠는 엄마와 기안이 그리고 세 명의 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입니다. 허리 디스크와 갑상선 저하증으로 몸이 안 좋은 엄마를 위해주고, 기안이와 동생들을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한 팔로 농사를 짓습니다. 기안이가 한국에 적응할 수 있게 가장 애를 써준 사람도 아빠입니다. 처음엔 한국말을 가르치기 위해 하루 두 시간 이상 공부시키는 아빠를 원망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혼내는 아빠를 오해하기도 했지만 지금 기안이가 학교에서 인기 많은 친구로 설 수 있는 것은 모두 아빠의 노력 때문이었습니다.

[동행] ‘아빠의 반쪽 기안이’

√ 기안이를 위한 아빠의 노력

한국말도 모른 채 엄마를 따라 낯선 땅에 와서 적응하며 살아야 했던 기안이. 학습지 하나 시켜줄 형편이 되지 않아 아빠의 방식대로 기안이를 가르쳐 주면서 어린 나이에 힘들었을 기안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는데... 기안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어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교과의 어려운 어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안이. 화상 치료비와 집안 형편 때문에 생긴 빚을 갚느라 기안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지금까지 아빠는 학원 한 번 보내지 못했습니다. 미안함 때문에 농작물을 팔면 그 길로 달려가 문제집을 사는 아빠는 아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어서 행복하지만, 또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라서 늘 가슴 아프다. 언제쯤이면 마음껏 기안이의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을지 아빠는 그날을 위해 오늘을 살아갑니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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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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