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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앞에 새만금 대피소 무용지물… 일시적 수용만 가능해서
태풍 앞에 새만금 대피소 무용지물… 일시적 수용만 가능해서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8.09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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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발표한 '안전 대책'. 폭우시 342개 실내 구호소로 전체 인원을 대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2023.8.8/뉴스1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발표한 '안전 대책'. 폭우시 342개 실내 구호소로 전체 인원을 대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2023.8.8/뉴스1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3만7000여명의 대원들이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에 대비해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대회 시작 8일만이다.

이런 가운데 대회 매뉴얼에 마련돼 있던 '안전 대책'이 활용되지 못한 이유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앞두고 '안전한 행사'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올해의 경우 엘리뇨 영향으로 7~8월 폭우와 폭염이 일찌감치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직위는 그늘 제공과 화장실·샤워장 에어컨 설치 등 야영지 내부 시설을 보강하는 것에 더해 대피가 불가피한 상황에 활용될 매뉴얼도 함께 마련했다.

해당 매뉴얼은 잼버리 활동이 불가능한 폭우시에는 사전 지정된 8개 시·군의 342개 실내 구호소로 대피하고, 폭염시에는 사전 지정된 6개 폭염대피소로 대피하는 내용이다. 2가지 방안 모두 한 번에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대피 대책으로 준비됐다.

하지만 이러한 대피책은 갑자기 경로를 변경한 태풍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태풍에 따른 잼버리 야영장 긴급 대피를 주도적으로 지휘한 정부는 이에 대해 "일시적 수용만 가능했기 때문에 대피책을 활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새만금에서 벗어나는 것이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도 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왜 대피소를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342개 구호소는 다시 영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일시적으로 수용을 하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번 태풍은 전국적 재난이기 때문에 저희가 여기서 소거(퇴영)하는 그런 부분이 매뉴얼에 있고 그 매뉴얼에 따른 비상대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마련돼 있던 매뉴얼은 폭염과 폭우 상황에만 국한돼 있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태풍에는 별다른 대비책이 없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조직위나 전북을 믿지 못해 대원들을 전국으로 분산시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북에서 사고가 나거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을 경우 이들을 분산시키지 않은 정부에게 책임이 돌아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전북 부안 지역구 김정기 전북도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풍 '카눈'은 전북을 지나 수도권과 서울을 관통하는 경로"라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개최지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대원들을 철수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플랜B에는 자연재해와 같은 유사시 대원들이 전북 342개 학교와 체육관, 비상 대피소로 이동시키는 매뉴얼이 있다"면서 "그 매뉴얼에 따라 군산, 김제, 부안의 학교에도 공문이 발송됐고 공공시설에서도 잼버리 대원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북은 이번 잼버리를 위해 14개 시·군에서 42종 62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통문화유산과 자연환경, 생산자원 등을 전세계에 알리는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면서 "앞으로가 더 문제다. 새만금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전북의 이미지는 실추됐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은 10일 오후 3시께 충주 남쪽 약 100㎞ 부근 육상을 지나 다음날 오전 3시 서울 북북동쪽 약 40㎞ 부근 육상 방면으로 향할 것으로 예고됐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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