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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게임 중독, 현실 좌절 상태서 범행”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게임 중독, 현실 좌절 상태서 범행”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8.1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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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휴대폰 초기화, 컴퓨터 부숴… 현실불만에 의한 '이상동기 범죄'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남)이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공동취재) 2023.7.28/뉴스1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남)이 28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공동취재) 2023.7.28/뉴스1

검찰이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사건' 피고인 조선(33)을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김수민)은 이날 조씨를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현실과 괴리된 게임 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라고 규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계획적으로 실행한 범행"이라면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게임을 하듯 공격한 사건"이라 설명했다.

◇ 범행 전 휴대폰 초기화하고 망치로 컴퓨터 부숴

조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조씨의 범죄 전력은 총 20회로 △집행유예 1회 △벌금 2회 △소년부 송치 14회 △기소유예 3회다.

수사팀에 따르면 조씨는 범행 당일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한 후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절취했다.

이어 또다시 무임승차로 서울 관악구까지 이동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체포될 경우 휴대폰과 컴퓨터에 저장해 둔 불법 정보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 범행 전날 휴대폰을 초기화했으며 범행 당일 주거지 인근 산책로에서 망치로 컴퓨터를 파손하기도 했다.

◇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 살해 시도

수사팀은 조씨가 '게임 중독'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조씨가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며 보내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씨는 게임 플레이어가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를 사용해 전투하는 '1인칭 슈팅게임'에 빠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은 조씨가 타인을 공격해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 영상도 장기간 시청했다면서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동영상을 시청했다고 짚었다.

또 범행 당시 △가벼운 뜀걸음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 △범행 시도 후 신속히 재정비 △새로운 타겟 물색 등의 특이한 행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 현실 불만에 의한 '이상동기 범죄'

심리분석 결과 조씨는 가족관계 붕괴와 대학·회사·결혼 등 사회생활 부적응으로 인해 '현실 불만' 상태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특히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이 많다"며 "의도적으로 젊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범행 장소는 젊은 남성의 통행이 잦고 자주 왕래해 잘 알고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모방범죄와 살인예고글 폭증으로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일으켰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여자 20명 죽이겠다" 예고범도 구속기소

검찰은 이날 조선의 범행 이후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 살인을 예고한 이모씨(26)도 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신림역 인근의 여성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구매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 죽일 것"이라는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같은 글을 본 사람들을 위협한 협박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씨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인터넷 커뮤니티에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약 1700건 작성한 사실도 밝혀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이씨의 휴대전화를 다시 포렌식한 결과 이씨는 휴대전화로 대표적인 살인범인 유영철과 이춘재, 전주환의 얼굴 사진과 '묻지마 살인'을 망설이는 그림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무직 상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지냈고 자신의 불행한 처지가 여성들 때문이라는 혐오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살인의 목적과 살인예비의 고의, 살인을 위한 준비행위가 있었고 여성에 대한 혐오로 범행 대상을 여성으로 특정한 점 등을 고려해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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