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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형 무역흑자론에 ...  정부 반박, "수출 물량 증가하고 있다"
 불황형 무역흑자론에 ...  정부 반박, "수출 물량 증가하고 있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8.14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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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흑자를 두고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감소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에 대해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는 수출 물량 회복세를 토대로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높음) 전망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물량 부분의 회복이 전체 경기의 뚜렷한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6월과 7월 무역수지에서 2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액은 여전히 10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불황형 흑자는 흔히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크게 감소해 전체 무역수지에서 흑자가 나타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03억3000만달러, 수입 487억1000만달러로, 16억3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602억달러)보다 16.5%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25.4% 줄었다.  전년 대비 수출도 상당 폭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줄면서 흑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지난 6월에도 나타났다. 당시 수출은 542억4000만달러, 수입은 531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11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0%, 수입은 11.7% 각각 감소했다.

당시 무역수지 흑자는 16개월 만에 나타난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에너지 수입이 수출 감소액보다 크게 늘어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정부는 최근 이러한 '불황형 흑자론'을 극구 부인하고 나섰다.

정부는 불황형 흑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크게 감소해야 하는 것 외에도 수출입 '물량'도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수출 물량에서 증가세가 나타나는 만큼 불황형 흑자로 보기는 힘들다는 논리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수출 물량은 5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6월 7.5% 증가가 나타났다"며 "반도체 수출 물량도 4월까지 마이너스였다가 5월 8.1%, 6월 21.6% 증가했고, 7월에도 플러스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지금이 불황형 흑자라고 한다면 지난해는 고유가발 '호황형 적자'라고 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에너지 가격 안정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출 물량 회복세를 눈여겨 보는 정부의 인식은 수출액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하반기 경제 회복 전망을 유지하는 배경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경기 하방 위험 완화'에서 이달 '경기 둔화 흐름 완화'로 표현이 바뀌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과 동일한 1.5%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국제통화기금(IMF) 등 여러 국내외 기관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3~1.4% 수준으로 내려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수출 물량이 늘어 하반기에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 때문에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질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올 전반기 수출 물량이 1.3% 감소했지만 하반기엔 4.0% 늘어 연간 3.4%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기 주체의 심리적 위축을 막기 위해 수출 물량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며 "최근 유가와 곡물가 변수를 감안하면 3분기 성장 추세가 나타나야 올해 전체 성장률 역시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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