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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中 배터리 장착한 전기차 안전한가 ...  "LFP 배터리, 화재 위험 적고 주행거리도 개선"
저가 中 배터리 장착한 전기차 안전한가 ...  "LFP 배터리, 화재 위험 적고 주행거리도 개선"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8.30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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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며 '가격 파괴' 경쟁에 돌입했다. 높은 전기차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지만, 중국산 배터리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완성차 업계에서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기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했던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탓에 전기차 단가를 낮추기 어려워서다. 국내 업체들은 아직 LFP 배터리를 양산하지 않고 있다. 

그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LFP 배터리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 배터리'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앞서 기아(000270) 니로EV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소비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이를 의식한 듯 곧 출시될 기아 레이EV에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레이EV에 대한 환경부 인증을 거치고서야 이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LFP 배터리는 오히려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는 내열성이 좋은 인산철이 들어가 화재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겨울철 등 저온에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코발트와 니켈 등이 들어가지 않아 양산이 쉽다.

LFP 배터리의 단점으로 지적된 짧은 주행거리도 개선되는 추세다. CATL은 앞서 10분 충전에 400㎞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神行·Shenxing)을 공개했다. 15분 충전시 최대 700㎞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CATL의 설명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전기차에 중국 LFP 배터리를 속속 탑재하고 있다. 특히 최근 테슬라발 '반값 전기차'가 관심을 끌면서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LFP 배터리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중형 SUV 모델Y 후륜구동 모델에 저렴한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 가격을 기존 대비 2000만원 가량 낮췄다. 올 9월에는 KG모빌리티가 국내 기업 최초로 LFP 배터리를 얹은 전기차 토레스 EVX를 선보인다. 기아 레이EV에 이어 내년 출시 예정인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EV에도 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LFP 배터리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순수 전기차(BEV) 중 LFP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 비중은 40%에 달했다. 2018년 8%에서 4년 만에 점유율이 5배로 커진 것이다.

안전성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국 LFP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미래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LFP를 비롯한 새로운 배터리 기술에 대한 기술 개발 및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퀸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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