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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동행]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11.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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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오늘(25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34화에서는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편이 방송된다.

#아빠가 웃는 이유

7년 전, 40대 초반의 나이에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아내. 엄마를 잃은 아이들의 나이는 겨우 3살, 6살이었다. 갑작스럽게 아내를 떠나보내고, 한창 엄마 손길이 필요한 어린 남매와 남겨진 아빠의 하루는 막막하기만 했다.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온 아빠. 도움받을 수 있는 부모님도 일가친척도 하나 없이 아이 둘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터에서 물어보고, 이웃집에 물어가며 서툰 육아로 남매를 돌봐왔는데. 그런 아빠의 노력과 보살핌 아래 일찍 철이 든 첫째 하나. 아빠가 힘들까 나서서 집안일을 하고, 엄마 대신 동생을 살뜰히 챙기며 아빠를 향한 걱정까지 빼놓지 않는 똑순이 하나는 아빠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식기 세척장에서 일을 하는 아빠. 한 달 150만 원의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급여지만, 아빠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이들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어 빠듯한 급여를 아끼고 4500만 원을 대출받아 반지하에서 이사를 나온 아빠.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금에 이자까지. 생활은 전보다 훨씬 빠듯해졌지만 두 남매를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얼굴엔 웃음이 번진단다. 

[동행]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열두 살 하나

'민호야~' 항상 동생을 챙기기가 바쁜 열두 살 하나. 등하굣길은 물론 집에서도 민호 챙기기는 끝이 없다. 또래보다 체구가 작은 동생의 밥도 챙겨야 하고, 숙제도 봐줘야 하고, 깔끔하게 챙겨 학교도 데려가야 하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건만 자연스레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 하나. 사실 엄마가 떠났을 때 하나의 나이도 겨우 여섯 살. 그나마 하나의 기억 속엔 어렴풋하게나마 엄마와 함께한 시간들이 남아있지만, 엄마 목소리도, 얼굴도 기억할 수 있는 게 없는 민호를 보면 안쓰럽기만 하다. 동생이 엄마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덜 느낄 수 있도록 대신 채워주고 싶은 하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인터넷 영상을 보며 음식을 따라 만들기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다. 김치찌개, 볶음밥, 계란말이 등 아빠와 민호에게 만들어 주고 싶어 이것저것 도전하다 보니 할 줄 아는 음식들도 여럿인데. 이젠 아빠의 고생을 좀 덜어주고 싶은 하나. 가끔은 힘들어도 매번 웃기만 하는 아빠를 보면 마음이 아프단다. 든든한 딸이자 엄마 같은 누나가 되어주는 하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엄마처럼 가족들을 챙기며 대신하는 하나다. 

[동행] ‘아빠는 오늘도 스마일’

#끝나가는 자활, 아빠의 걱정

지역 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식기 세척장에서 일을 하는 아빠 종화 씨. 자활근로를 시작한 지도 벌써 5년이다. 법적으로 5년이 지나면 종료되는 자활 근로.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환갑이 가까워진 나이에 일을 구하는 것도 마땅치가 않다. 사실 단순 업무 외에 다른 일들은 적응이 쉽지 않은 아빠.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은 가득한데, 서툰 게 많은 아빠를 선뜻 고용해 주겠다는 곳은 마땅치 않다. 게다가 일자리를 찾는 방법부터도 아빠에겐 난관이다. 요즘은 다들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빠르게 알아본다는데 그런 것들이 힘든 아빤 일일이 가게를 찾아다니며 직접 부딪히는 수밖엔 없는데. 그나마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해보고 싶어도, 요즘은 배달 일 구하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운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일을 구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은 넓어질 텐데, 면허를 딴 이후 20년 동안 제대로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어 운전대를 잡는 것도 겁이 난다. 그렇다고 시간당 몇만 원 하는 운전 연수를 받을 수도 없는 형편인데. 어릴 때부터 외롭고 힘들게 자라왔던 아빠였기에 누구보다 가족이 소중한 아빠. 아이들만큼은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힘들게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든든한 아빠가 되어준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어렵다고 피할 순 없는 노릇.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일단 웃는 얼굴로 부딪혀 보는 아빠 종화 씨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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