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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이담이의 찐 고구마’
[동행] ‘이담이의 찐 고구마’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12.3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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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이담이의 찐 고구마’

오늘(30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39화에서는 ’이담이의 찐 고구마‘ 편이 방송된다.

√ 아빠를 위한 응원, 고구마 

늦여름부터 이담인 하굣길에 시장에서 장을 봐오기 시작했다. 검은 봉지 속에 든 건, 세심히 고르고 고른 고구마. 지난 7월부터 애타는 그리움으로 기다린 아빠에게 주기 위해서다. 아빠가 입원하는 한 달 동안 떨어져 지내면 고작 일주일 만날 수 있는 아빠. 그러기를 벌써 5달이다. 급성 백혈병 투병 중인 아빠가 항암치료 때문에 식사를 잘 못한다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찐 고구마를 아빠에게 주기 시작한 이담이. 고구마는 이담이에게 아빠의 건강을 바라는 음식이자,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되었다. 아빠가 입원해 있는 동안, 출퇴근할 때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볼 때면 아빠가 보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왈칵 터졌던 이담이. 아빠와 함께 보내는 일주일이 너무 짧아 아쉬운 이담인 그 시간만큼은 아빠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면 아빠의 병이 나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이담인 아빠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함께 놀이터에 가는 일상을 꿈꿔본다. 

[동행] ‘이담이의 찐 고구마’

√ 가족의 달라진 일상 

지난 7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아빠. 가족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었다. 4차 항암치료를 마친 아빠는 12월 초, 한 달간의 병상 생활을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 골수이식 후에도 재발 위험이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집에 있는 동안, 감염 요소를 차단하며 면역 끌어올리기에 전념해야 한다. 당뇨 외엔 다른 질병 없이 건강했는데 한 달 사이 체중이 8kg이나 빠지면서 언제 끝날지 모를 투병의 시간을 보내온 아빠. 아픈 후로 직장을 그만둔 아빠 대신, 엄마는 홀로 치료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집을 비우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이담이의 몫이 되었다. 2살 터울 동생 이솔이의 어린이집 등·하원을 책임지고 보살피고, 아빠와 함께하는 소중한 하루하루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담이. 덕분에 아빠와 엄마는 집안 걱정을 덜었지만,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이담이가 안쓰럽고 미안하다.  

[동행] ‘이담이의 찐 고구마’

√ 희망을 버리지 않는 가족 

맞벌이하던 엄마, 아빠의 수입이 모두 끊긴 지 5달째. 아빠의 투병과 함께 닥친 건, 나날이 불어나는 치료비였다. 앞으로 골수이식을 할 경우 700여만 원의 병원비가 더 들어가는 데다, 아빠에게 투여하던 고액 항암제에 대한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지난달부터는 월 천6백~7백만 원 선의 병원비가 청구되기 시작한 것. 발병 전, 조선소 하청 업체에서 족장(선체 발판 설치) 일을 하던 아빠의 1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만 생활하던 가족.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그동안 대출 빚을 지고 지내오던 터였다. 작년부터 아빠가 마킹사 일을 맡고, 엄마도 학습지 선생님으로 조금씩 빚을 갚아나갔지만, 아빠가 아프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월세와 관리비까지 밀리면서 결국 얼마 전 아빠는 파산 신청을, 엄마는 개인회생을 시작했다. 물려받은 옷만 입어도 불평 한마디 없고, 아빠가 아픈 후론 한 번도 떼쓰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미안한 엄마, 아빠. 막막한 상황이지만, 두 딸을 위해서라도 또 넷이 오래오래 함께할 날들을 위해서라도 이 힘겨운 시기를 꼭 이겨내리라 다짐한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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