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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이면서도 낯설고 괴이한 풍경, '선산'을 채우다
한국적이면서도 낯설고 괴이한 풍경, '선산'을 채우다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4.01.09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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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프로덕션 스틸 공개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이 미술, 촬영, 음악까지 모든 감각을 지배하는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선산'의 웰메이드 프로덕션은 민홍남 감독과 베테랑 제작진이 있어 가능했다.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던 민홍남 감독은 “현실적이지만 기묘한 공간에 촬영, 조명, 미술이 집합체처럼 모여 폭발력 있게 보이길” 바라며 '선산'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프로덕션 컨셉을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느껴지는 낯섬과 괴이함”으로 잡은 진혜정 미술감독은 각 인물들의 주요 공간에도 디테일을 녹여냈다. 윤서하의 집은 인물이 느끼는 불안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고자 인물을 보는 시선 자체를 왜곡해서 보여줄 수 있도록 복도형 아파트 공간의 모서리에 위치한 삼각형 구조의 거실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는 김영호의 집은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주택으로 설정해 사회와 단절되고 고립된 인물의 특성을 투영했다. 최성준과 박상민의 경찰서는 취조 공간은 큰 창이 있는 밝은 방으로, 휴게실은 병동 같은 이미지로 변주를 주었다.

무엇보다 '선산'에는 무속신앙의 토속적 요소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가족의 사랑은 맹목적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광기 어리기도 하다. 그것은 종교에 대한 믿음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선대에서부터 내려오는 광기와도 같은 믿음의 이미지로 무속신앙을 결합시켰다고 밝혔다. 진혜정 미술감독은 “탱화에서 가장 화려한 색감을 많이 쓰는 황해도 굿을 설정하고, 동물의 붉고 짙은 피, 무속인의 화려한 의상과 짙은 메이크업, 마을 어귀 서낭나무에 높이 매달아 놓은 오방색 천, 불에 타오르는 검고 짙은 연기 같은 요소들을 활용”해 스산한 공간이 더욱 부각되도록 했다.

웰메이드 프로덕션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바로 섬세한 촬영이었다. 민홍남 감독은 인물의 동선과 감정, 배경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고심했다. 왜곡돼 보이는 카메라 포지션과 앵글, 조명을 배제하고 특히 풀샷 화면에 신경을 기울였다. 공간에 인물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풀샷이 주는 스산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긴장감으로 옴짝달싹하기 힘든 장면에는 한국적 전통악기를 활용한 음악이 등장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현과 목관악기를 쓰되 그 외 악기들은 심플하게 사용하는 것을 기본 컨셉으로 전통악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선산'만의 색을 입혔다. 특히 굿 장면에서는 현과 목관악기를 바탕으로 태평소나 전통악기들의 소리가 뚫고 나오면서 극의 텐션을 높인다.

 

신민섭 기자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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