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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홀의 악령, 또 스피스를 울리다
12번홀의 악령, 또 스피스를 울리다
  • 류정현
  • 승인 2017.04.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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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스

'12번홀의 악령'에 조던 스피스(미국)를 또 무릎을 꿇었다.

12번홀은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가장 악명이 높은 곳. 그동안 희생양이 적지 않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스피스였다.

12번홀은 코스를 공략하기 매우 어려워 '아멘 코너'로 악명이 높은 11∼13번 홀의 중심에 있는 12번홀에서는 여러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오는데 홀을 휘감고 나가는 것이 마치 소용돌이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조던 스피스는 이번 2017 마스터스를 앞두고 "12번홀의 악령은 쫓아냈다"고 공언했다. 스피스는 지난 해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5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다 악명의 12번홀에서 두 번이나 공을 워터해저드에 빠트리면서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내 우승을 놓쳤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스피스는 올 대회 직전에 "지난 해 마스터스 이후 대회장인 오거스타를 두 번 찾았는데 12번홀에서 두 번 모두 버디를 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12번홀의 악령'은 이번에도 스피스를 용서하지 않았다.

스피스는 3라운드까지만 해도 1년 전의 악몽을 극복하는 듯이 보였다. 12번홀(파3)에서 1∼3라운드 사흘 연속으로 파를 적어내며 무난하게 넘기는 듯했다.

대회 1라운드에서 파5인 15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며 고전하기도 했지만 12번홀을 잘 넘기는 바람에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선두경쟁에 합류해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스피스는 이날 11번 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4개를 적어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12번홀에서 결정타를 맞았다. 티샷이 무난하게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지는 듯했지만 공은 경사를 넘지 못하고 아래로 굴러떨어져 지난 해처럼 또다시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벌타를 안고 드롭 존에서 3번째 샷을 한 뒤 투 퍼트로 마치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스피스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 채 결국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선두와는 10타 뒤진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12번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따로 한 연습도 물거품이 됐다.

스피스는 경기 후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조금 기이했다"면서 "아주 나쁘게 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공이 내가 생각한 곳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PGA투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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