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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 왜?
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 왜?
  • 전해영
  • 승인 2018.05.11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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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리산 반야봉 일대의 구상나무가 집단으로 고사한 이유가 기후변화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들 나무 94그루를 분석한 결과, 50여 년에 걸친 생육 스트레스가 장기간 누적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고사한 구상나무들은 1960년부터 생육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2월) 기온상승과 봄철(3월) 강우량 부족이 가뭄으로 이어져 구상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월의 기온상승이 구상나무 생육부진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지리산 반야봉 일대 2월 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2012년  9.1℃에서 2018년 5.3℃로 연 평균 약 0.76℃씩 상승했다.

2월 기온 상승이 겨울철 전반에 걸친 적설량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는 봄철에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 부족 등 구상나무 생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하고 있다.

이외 3월 강우량 부족도 구상나무 고사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박홍철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리산 반야봉(1,732m)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아고산(亞高山)대 지역으로, 저지대에 비해 기온 상승폭이 크다”며 “반야봉과 같이 1,500m 이상 높은 고도에서 주로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열악해진 환경에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에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 구상나무 고사 연구는 국립공원 아고산 생태계 상록침엽수군락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며 “앞으로 종 수준의 연구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를 통해 보호 대책도 강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Queen 전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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