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흐름에 맞춰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와 수소차에 '승부수'를 걸었다. 미래 모빌리티 선점으로 내연기관에서 앞서있는 일본차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시작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전기차 생산이다. 일본 자동차회사인 토요타자동차와 혼다 등이 기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장에 집중하는 사이 주도권을 잡는 것이 목표다.
25일 뉴욕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시가총액은 254조원에 육박한다. 혼다자동차도 60조원이 넘는다. 반면 현대차는 48조원, 기아는 33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9년 토요타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0.24%, 현대차그룹이 8.4%(현대차 5.05%, 기아 3.35%)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차이가 크다.
현대차그룹과 일본 토요타의 시총 차이는 내연기관과 프리미엄 차량 판매 등이 작용했다. 현대차의 중형급 이상, 프리미엄급 판매가 일본차나 독일차 수준으로 올라서지 못한 점이 격차를 키웠다.
다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대전환하면서 판이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7.2%로 전 세계 4위이다.
올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현대차 '아이오닉5'과 기아 'EV6'도 선보였다. 신차 출시도 지속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부터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5년간 74억 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하고, 내년부터 아이오닉5와 EV6를 미국서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전략에 발맞추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 전기차 23종 100만대를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며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내세웠다.
반면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토요타는 2022년 렉서스 전용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고, 혼다는 지엠 얼티움 플랫폼을 토대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경쟁사에 비하면 대응이 빠르지도, 적극적이지도 않다.
일부에서는 전기차에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일본자동차 업체들이 '코닥'이나 '소니'처럼 몰락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기차 시장이 빨라질수록 현대차와 기아에게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게는 전기차 전환이 늦은 일본차를 넘어설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일본의 주요 시장인 미국시장과 동남아시장 등에서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일본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늦어질수록 현대차에게는 유리하다"며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토요타보다는 앞서있다"고 평가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