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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유도 국가대표 꿈꾸다 재첩 어부로…섬진강에서 인생 뒤집기 한판
[인간극장] 유도 국가대표 꿈꾸다 재첩 어부로…섬진강에서 인생 뒤집기 한판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6.21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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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이번주(6월 21일~25일) KBS 1TV <인간극장>은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다 섬진강 재첩 어부가 된 광옥(37) 씨와 아내 조규(37) 이야기를 담은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5부작이 방송된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 섬진강에는 재첩잡이가 시작된다. 10킬로그램의 어구(거랭이)에 산란기에 접어든 재첩이 한가득 들려 나온다. 한때 유도 국가대표를 꿈꿨던 재첩 어부 광옥(37)씨, 일찍이 생계 전선에 뛰어들며 식당을 운영했지만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아내 조규(37)씨는 무력감에 빠진 남편 대신 어린아이들을 챙겼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광옥 씨는 그런 아내를 보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 섬진강에 몸을 담그며 광옥 씨는 올해로 4년째 재첩을 잡는다.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후 광옥 씨에게 어머니와 동생은 세상 전부였다. 특히 연년생 남동생과 함께 유도를 배우며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고, 광옥 씨는 동생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일찍 생계에 뛰어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1년도 되지 않아 분신 같은 동생마저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에 몸부림치던 그때 조규 씨는 결혼을 서두르며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었다. 이후 힘들게 쌍둥이 남매까지 얻은 부부. 힘든 시간을 함께해 준 가족이 있어 광옥 씨는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광옥 씨는 가장으로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었다. 뼛속까지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아빠는 아들에게는 씩씩함을 강조하고, 딸의 긴 머리는 절대 못 자르게 하는데…. 이런 ‘옛날’ 아빠였던 광옥 씨가 변하기 시작했다. 투박한 손으로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일과 육아로 바쁜 아내를 위해 집안일도 거들고 나섰다. 이젠 가장의 무게는 좀 내려놓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려본다. 

지난해 심각한 홍수로 인해 섬진강은 올해 유례없는 ‘재첩 가뭄’, 그런데도 광옥 씨는 재첩잡이를 멈추지 않는다. 올해 처음 재첩 가공에도 도전장을 내민 광옥 씨, 가족을 위해 일을 멈추지 않는다.  제철을 맞은 섬진강에서, 광옥 씨는 인생 뒤집기 한판을 꿈꾼다, 으랏차차~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 유도선수에서 재첩 어부, 인생을 뒤집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 섬진강에는 재첩잡이가 시작된다. 맑고 청정한 1급수에서만 자란다는 재첩. 재첩 어부 광옥 씨도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다.  10킬로그램의 어구(거랭이)로 모랫바닥을 끌면 산란기에 접어든 재첩이 한가득 들려 나온다. 사계절 중 가장 맛이 좋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다시 제철을 맞은 재첩처럼 광옥 씨도  4년 전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유도를 배우며 국가대표를 꿈꿨던 광옥(37)씨. 그러나 꿈 대신 현실을 택하며 일찍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치킨집을 운영하며, 장사의 맛도 봤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빚더미에 앉게 된 광옥 씨는 한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냈다. 그러는 동안 아내 조규(37)씨는 남편을 대신해 어린아이들을 챙겼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생계를 책임졌다.

광옥 씨는 그런 아내를 보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내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기 시작한 지 4년째. 광옥 씨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 섬진강에 몸을 담그며 재첩을 잡는다.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 가족을 잃은 슬픔, 그 나락에서 다시 일어서다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후 광옥 씨에게 어머니와 동생은 세상의 전부였다. 특히 쌍둥이처럼 비슷했던 연년생 남동생과는 사이가 각별했다. 함께 유도를 배우며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고 서로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광옥 씨가 일찍 생계에 뛰어든 것도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광옥 씨가 제대하고 얼마 후 교통사고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1년 후 분신 같은 동생마저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청천벽력같은 상황에 광옥 씨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듯 고통스러웠다.

삶의 이유를 잃고 방황하던 순간 당시 여자 친구였던 조규 씨는 결혼을 서둘렀고, 광옥 씨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었다. 이후 어렵사리 쌍둥이 남매까지 얻은 부부..가장이 된 광옥 씨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 "우리 집은 문패 대신 태극기가 펄럭인다"

광옥 씨 가족이 2년째 사는 살림집은 지붕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집, 마을회관이다. 원래 들어가려고 했던 집이 갑자기 팔리며 경로당 위층 마을회관에 급히 들어오게 된 광옥 씨의 가족. 가뜩이나 사업에 실패했던 광옥 씨로서는 가족들에게 마음의 빚이 더 커졌다. 하루빨리 남은 빚을 갚고 제대로 된 보금자리로 옮기고 싶은 마음.

그렇게 가장으로서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었다. 뼛속까지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광옥 씨. 아들한테는 씩씩함을 강조하고 딸은 긴 머리를 자르지 못하게 했었는데. 그런 ‘구식’ 아빠가 변하기 시작했다. 

투박한 손으로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평소 일과 육아로 바쁜 아내를 위해 설거지와 빨래를 하며 살림을 거들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며 서툴게 마음을 표현하는데. 욕심을 내려놓고 재첩 어부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며. 가족과 함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배워간다.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승을 꿈꾸다

지난해 심각한 홍수로 물속 지형이 달라진 섬진강, 조개가 다 떠내려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례없는 ‘재첩 가뭄’이다. 수확량은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 한 번 강물에 들어가면 6시간은 기본, 손발은 하얗게 불어터지고 햇볕 화상으로 얼굴은 늘 빨갛게 그을려 있다. 비가 내려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위험한 상황에도 광옥 씨는 재첩잡이를 멈추지 않는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재첩 잡는 걸 넘어서 가공까지. 광옥 씨는 가족과 함께할 미래를 차근히 준비 중이다. 항상 옆을 지켜준 아내와 보기만 해도 힘이 되는 아이들이 있어 광옥 씨는 힘든 시간을 딛고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제철을 맞이한 섬진강에서 다시 한번 인생의 한판승을 꿈꾼다.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 KBS 인간극장

 

오늘(21일)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올해로 4년째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는 광옥 씨. 과거 야심 차게 식당도 차렸으나 무리한 확장으로 결국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당시 2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 생각에 아내 조규 씨는 눈앞이 캄캄했는데….

힘든 상황에도 남편을 채근하는 대신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광옥 씨는  아내 조규 씨와 아이들을 위해서 다시 일어섰다.

산란기를 맞아 한창 재첩을 잡던 광옥 씨. 지난해 홍수로 재첩 양은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어느새 강물이 턱밑까지 차올랐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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