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20:05 (목)
 실시간뉴스
한·미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차 축소 … 증시 고점통과 우려는 시기상조
한·미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차 축소 … 증시 고점통과 우려는 시기상조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6.23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국고채 10년물-2년물 금리차. (출처 인베스팅닷컴)
미국 국고채 10년물-2년물 금리차. (출처 인베스팅닷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커브 플래트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물 상승-장기물 하락으로 인한 커브 플래트닝은 통상 경기 둔화 과정에서 나타나는데, 이례적으로 경기 회복 초반에 발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계가 가까워지고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장단기 금리차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며 일각에선 증시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전망도 나오지만 이런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4월 장기금리 급등 당시 160bp(1bp=0.01%)까지 벌어졌던 미국 10년물-2년물 금리차는 지난 18일 119bp까지 축소됐다. 다만 지난 21일에는 123bp로 늘어났다. 이는 장기금리 급등 이전인 지난 2월 수준이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이 연준의 금리인상 시계가 앞당겨진 영향으로 상승한 반면, 장기물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테이퍼링을 논의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며 "과거에도 테이퍼링을 단행하면 단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하락전환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와 경기 위축 우려도 장기금리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국채 10년물-3년물 금리차는 65.5bp로 지난해 11월24일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전날에는 71.9bp로 격차가 늘어났다. 앞서 지난달에는 100bp 수준까지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었다.

커브 플래트닝이 경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므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분간 연준의 기조로 인해 커브 플래트닝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탔던 경기민감주의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런 우려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다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장단기 금리차는 역사적으로 주가지수 상승률 흐름과 거의 동행하는 흐름을 보였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주가 상승 속도가 완만해질 가능성을 의미한다"면서도 "다만 중기적으로 경기확장 국면과 초기 통화정책 정상화 국면에서 채권에 비해 주식시장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특히 이같은 기조가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연준이 다시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서상영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연준이 테이퍼링·금리인상 조치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커브 플래트닝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지금의 금리와 주가 움직임은 금융위기에서 회복한 지 1년째 되던 시기인 2010년에 나타난 모습과 닮았다"며 "당시 QE(양적완화)1 종료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출렁였는데, 그해 8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의장이 QE2를 시사하면서 증시의 반등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경기민감 가치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서상영 연구원은 "지금은 금리보다도 실적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실적개선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경기민감주들이 반등을 주는 흐름이 있을 것"이라며 "반면 기술·성장주의 경우에는 실적 피크아웃 이슈가 있어 조심스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긴축+경기둔화'로 인한 조정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이후엔 다시 강세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단기조정 이후에는 성장주로의 로테이션을 좀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