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장에서 주택을 구매한 30·40대는 충분한 구매 여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공급 신호에 상관없이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주택자로 남아있는 수도권 30·40대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제약에 집 살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과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는 23일 이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수도권 30·40대의 잔여 주택 구매여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산연은 지금까지 주택을 구매한 그룹은 충분한 구매력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 무주택자로 남아있는 그룹은 비교적 구매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서 구매여력이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조달할 수 있는 최대 자기자본과 현재 수준의 금융규제 하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는 금액을 더한 액수다.
최근 주택시장을 주도해왔던 30·40대는 충분한 구매여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공급 신호에 구애받지 않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무주택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구입할 때 대출을 활용하는 비율은 대체로 늘어나고 있지만,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나 총부채상환비율(DTI)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금융 여력이 있는 계층이 시장에 집중 진입했단 것이다.
하지만 무주택자로 남아있는 30·40대는 대출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서울 무주택자는 대출을 최대로 받아도 중위 가격 주택은 물론 대출을 최대한 실행하더라도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주택을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경기지역은 현재 임차하고 있는 주택을 매수한다면 구매가 가능하지만, 지역 중위 수준의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경우에는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산연은 수도권 주택시장은 무주택 임차인의 불완전한 구매여력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봤다.
건산연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무리한 주택 구매는 금리 상승기 신용 시장의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과도한 주택 구매가 주거이동 제약, 깡통 전세, 역전세 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Queen 이광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