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연희동 자택서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 전 대통령은 최근 혈액암 일종의 '다발성 골수종'을 앓아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5분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쓰러진 사람이 전 전 대통령임을 확인하고, 소방과 공동대응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전 전 대통령은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1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1월18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서 태어났다. 1950년 대구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후 이듬해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교했다. 한국전쟁에는 생도로 참전했다.
1955년 사관학교 졸업 후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보병학교, 육군공수특전단, 육군본부 등에서 일했다. 1961년 소령으로 진급한 전 전 대통령은 1963년 중령으로 진급할 때까지 중앙정보부에서 일했다. 승승장구를 달린 전 전 대통령은 1969년 대령, 1974년 준장, 1978년 소장으로 진급했다.
1979년 박 전 대통령의 암살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틈타 12·12 군사반란(쿠데타)을 일으키고 이듬해 중장으로 진급, 다섯 달 후에는 대장으로 진급했다. 1980년 5·17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을 중단하고, 같은 해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 했다.
1980년 8월 군에서 전역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7년 단임 대통령제를 골자로 하는 새 헌법을 통과시킨 후 1981년 2월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12대 대통령이 됐다. 제5공화국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가 빗발쳤다. 전 전 대통령은 호헌조치를 발표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국민적 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한 것이 더 큰 국민적 분노를 샀다.
집권여당의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1987년 6월29일 직선제 개헌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2월 임기를 모두 마치고 대통령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는 책임을 요구받는 삶이 이어졌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반란수괴죄와 살인,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었으나, 2년 후인 1997년 12월22일 '국민 대화합'을 내세운 김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특별사면됐다.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추징금을 완납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9월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완납했다. 전 전 대통령이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은 약 1000억원이다.
전 전 대통령은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으나 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재판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