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업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3개 항목이 모두 감소한 것은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 봉쇄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지수는 116.4(2015년=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생산이 조정을 받으며 전체 생산이 하락 전환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 지표도 다소 부진했다"라며 "경기 회복 및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전산업생산은 올 1월(-0.3%), 2월(-0.3%)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3월 1.6%로 반등했다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숙박·음식점, 협회·수리·개인 등 서비스업(1.4%) 등에선 늘었으나, 광공업(-3.3%) 생산이 줄면서 부진을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은 고무·플라스틱(0.8%)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중국 봉쇄조치 등으로 수출이 주춤한 반도체(-3.5%), 식료품(-5.4%) 등에서 줄었다. 7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지만, 부진보다는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교육(-0.9%)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숙박·음식점(11.5%), 협회·수리·개인(8.7%)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1.4% 증가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지난달 119.7(2015년=100)로, 의약품과 음식료품 등에서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1월 -2.0%에서 2월 보합(0.0%)을 보였으나 3월(-0.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의복 등 준내구재(7.7%), 승용차 등 내구재(0.4%) 판매가 늘었으나, 의약품 등 비내구재(-3.4%) 판매가 줄었다.
어 심의관은 "전달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르며 확진자와 재택치료자가 급증해 관련 의약품 판매가 급증한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화장품은 중국 주요도시 봉쇄조치 등으로 연쇄적 판매감소가 있었고, 음식료품은 방역조치 해제 뒤 외부활동이 증가하며 가정내 소비가 외식소비로 전환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박음식, 개인서비스, 예술·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대표적인 소비자 서비스가 호조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소비 전체로는 전월보다 개선됐다"라고 덧붙였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7.5%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불안이 투자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9%) 및 항공기 등 운송장비(-11.4%) 투자가 모두 줄어 11.9% 줄었다.
국내기계수주는 민간(5.0%) 및 공공(28.4%)에서 수주가 모두 늘어 전년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건설기성도 토목(3.0%) 및 건축(0.8%)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 대비 1.4%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비농림어업취업자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증가했으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등이 감소해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102.1이었다. 두 달 연속 감소다.
통계청은 경기 기준순환일(정·저점)을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국내총생산(GDP) 지표, 주요 경기지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한 뒤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표한다. 이와 관련 어 심의관은 "그런 절차를 당장 진행해야 할지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는 증가했으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해 전월대비 0.3p 하락해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어 심의관은 5월 전망에 대해선 "대외불안 요인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등으로 악화하는 양상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대되며 각국 통화정책의 긴축전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이는 게 하방요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출은 둔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괜찮고 방역조치도 사실상 해제됐고 추가경정예산 집행도 있고 민간기업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등 상방요인도 있어 향후 흐름에 불확실성은 크다"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