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06:40 (목)
 실시간뉴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지(冬至) 이야기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지(冬至) 이야기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5.12.28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즌 스토리

크리스마스와 송년회로 축제 분위기인 12월에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지가 있다. 동지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가 지나면 양의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하여 ‘작은설’로 여기기도 했다. 연말에 소중한 사람들과 모여 정성이 깃든 팥죽 한 그릇으로 새해를 맞이해 보면 어떨까.

진행 김이연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참고도서 <아름다운 세시음식 이야기>(질시루,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우리 민속의 유래>(도서출판 BMK)

만물이 회생하는 봄의 시작, 동지

일 년 중 마지막 달에는 음이 가고 양이 돌아온다는 동지가 있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올해는 양력 12월 22이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길어지고 낮이 가장 짧아져, 음(陰)이 극에 이르는 날이다. 이 날이 지나면 다시 양(陽)의 기운이 돌아와 봄의 시작을 알리므로, 새해를 시작하는 설날로 여겨 ‘아세(亞歲: 작은설)’라고도 하였다.

양과 음의 기운이 교차, 복을 기원하는 풍습

고려시대에는 만물이 회생하는 날이라 하여 동지에는 고기잡이와 사냥을 금했으며, 빚이 있는 백성의 경우 동지를 맞아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동짓날 밤에 복조리와 복주머니를 만들어 새해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온 마을을 돌며 “복조리 사려”를 외치며 복을 팔았다. 아녀자들은 복조리를 사서 부엌이나 벽면에 걸어 두고 한 해 동안 복이 가득 들어오기를 염원하였다. 부적에 뱀 사(蛇)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도 있었다. 그 밖에 동짓날에 날씨가 따뜻하면 다음 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고,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든다고 믿어 동짓날을 중요하게 여겼다.

동지하면 팥죽! 팥죽으로 역귀를 쫓았다

‘동지’ 하면 자다가도 ‘팥죽’을 떠올릴 정도로, 친숙하고 대표적인 시절 음식으로는 팥죽이 있다. 동지에는 집집마다 팥죽을 쑤어 먹었다. 붉은 팥으로 죽을 쑤고 찹쌀로 빚은 옹심이를 넣어 끓인 팥죽을 먹었는데, 아이들은 이것을 나이 수대로 먹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벽 등에 뿌리는데 이는 잡귀를 물리치기 위한 것이며, 불교에서는 액(厄)을 면하는 불공을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귀신이 붉은색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역귀를 쫓아 준다고 믿었다. 그 밖에 작은 무를 골라 담근 동치미와 무, 배추, 미나리, 생강, 고추로 담근 장김치, 수정과가 있다. 제주의 감귤은 옛날부터 신기한 과일로 여겨 동지 때가 되면 진상하였다.

귀신은 왜 팥죽의 붉은색을 두려워할까?

그것은 중국에서 전하는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옛날 중국에 공공 씨(共工氏)가 살았다. 그에게는 부실한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귀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 역귀는 붉은 팥을 두려워하였다. 이후로 사람들은 역귀를 쫓기 위해 동짓날에 붉은 팥죽을 쑤어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동지에 팥죽을 쑤어 제사를 지내는 풍속은 조상신과 천신·지신에게 한 해를 돌보아 주심에 감사를 드리는 일이며, 잡신과 역신에 대해 무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원하는 행위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