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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생 25년 가수 이승철, 무대에서 내려와 ‘인생 네버엔딩 스토리’를 노래하다
음악인생 25년 가수 이승철, 무대에서 내려와 ‘인생 네버엔딩 스토리’를 노래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7.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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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으로 버텨온 음악인생, 세상을 향한 시선마저 따뜻해지다’

“이승철은 아직도 아날로그적으로 사람을 챙기는 사람”. 그의 오랜 지인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많은 스타들이 ‘신비주의 전략’으로 사람들과 멀어져갈 때, 오히려 그는 사람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 나만 해도 그렇다. 처음 그를 알게 된 건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난 새까만(?) 신입 아나운서였고, 딱 한 번의 동시 출연에 그쳤을 뿐이었다. 어느 날 그가 방송국 복도를 지날 때, 잠시 고민했다. ‘나를 기억할까’, ‘그에게 인사를 해야 하나’ 그 짧은 망설임의 찰나, 그는 먼저 나를 알아봤다. 그리고 자신의 CD에 손수 사인을 해서 건네주었다. 그와 이렇게 가까워진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바쁘겠지’, ‘유명하니까 내가 연락하면 부담스러울 거야’라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이승철은 먼저 인사를 건네고, 콘서트에 초대한다. 심지어 나의 뉴스 파트너, 박영환 앵커조차 “이승철 씨는 사석에서 본 적이 없는데도 먼저 인사를 하더라”며 칭찬을 건네온다.

‘내 인생의 자양분은 방송 출연 금지 5년’

조수빈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았어요.
이승철 부활로 데뷔한 것은 1985년이었는데, 어느새 25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네요.
조수빈 얼마 전 데뷔 25주년 콘서트를 직접 보고 이번 달 꼭 뵙고 싶었어요. 
이승철 숫자(데뷔 25주년)가 주는 의미 때문에 5만 명이 운집한 큰 무대가 가능했습니다. 웬만한 신도시 인구 정도일까요. 무척이나 뜻깊은 무대였어요.
조수빈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 5만 명이 일제히 몰려드는 바람에 일대에 교통이 마비된 거 아세요? 준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그런 크고 다양한 무대를 본 적이 없었어요. 돈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이승철 40억원 정도 들었죠. 지난 크리스마스 때 나흘 동안 매일 7천 명씩, 총 2만8천 명 앞에서 공연을 할 때보다 여러모로 많은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조수빈 콘서트 제목이 ‘이승철의 오케스트락’이었어요. 60인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밴드로 이뤄진 것인 콘셉트였는데, 그래서인지 콘서트의 질이 상당히 높았던 것 같아요.
이승철 웅장하고 비장한 오케스트라와 현란하고 비트감 있는 밴드 사운드, 다양한 영상까지 선보이면서 많은 분들이 만족해하셨던 것 같아요. 자랑 같지만 몇 년간 콘서트 크기나 점유율 1위였는데, 어쩌면 저 하나의 열정이 아닌 모든 스태프의 노력의 결과인 셈이죠.
조수빈 그러게요,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그간에 흘린 땀과 노력이 어느 정도일까 짐작되더라고요.
이승철 나랑 일을 해온 스태프는 길게는 20년 가까이 됩니다. 오늘 스타일리스트도 7년을 함께했고, 매니저들도 마찬가지고요.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인데, 대충 하겠습니까.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고 힘을 복돋아주고 시너지를 확실하게 얻어가는 관계입니다.
조수빈 콘서트를 보면서 이승철이라는 가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사실 25년을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그 시간을 꼬박 음악과 함께했으니 말이에요.
이승철 롱런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소위 운명을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해요. 패티김, 조용필 선배님을 보세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음악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고 버티는 것이죠. 어쩌면 이렇게 대중 앞에서 오래도록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운명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조수빈 앞으로도 계속 ‘이승철의 오케스트락’ 콘서트를 이어가실 생각이잖아요. 홍보할 기회를 드린다면.
이승철 내 공연을 상업적이라고 평하는 분들도 있어요. 나는 그 평이 마음에 들어요. 바라는 바거든요. 감동은 음악과 비주얼 모두 따라줘야 가능합니다. 주옥같은 레퍼토리를 모아 좋은 작품 삼아 무대에 올리고 싶은 욕심입니다. 왜 좋은 영화는 여러 번 보게 되잖아요. 25년을 기념해 오늘 이렇게 인터뷰를 하지만, 나의 도전은 노래제목만큼이나 ‘네버엔딩 스토리’입니다.
조수빈 가만히 떠올려보니 가수 이승철은 늘 왕성하게만 활동했던 것이 아니었어요. 1등이 아닌 시절도 있었고, 대중과 멀리 떨어져 지냈던 시간도 몇 년간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승철 이런저런 일로 힘든 시간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음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 어떤 식이든 음악은 나와 함께했으니까요. 지금 내가 ‘라이브 황제’라는 황송한 칭호를 얻은 것도 그때 언더그라운드의 정신으로 줄기차게 콘서트를 열었던 결과입니다. 어쩌면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대중에게는 더 많이 노출돼 지금의 입지를 갖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이 인생을 놓고 보면 자양분과도 같은 것이죠.

나 역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동시에 방송 경력이 쌓여갈수록 사람이 두렵다. 사람들은 남에 대해 쉽게 내뱉는다. 어떨 땐 내가 하지 않은 말, 하지 않은 행동, 만난 적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세상에 떠돈다. 직업이 TV에 나온다는 것일 뿐, 나 역시 일에서 인정받고 싶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보통의 서른, 미혼 여성일 뿐이다. 누군가 생각 없이 하는 이야기 속의 나는 ‘실제’가 아닌 ‘괴물’이란 생각에 밤새 운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난 늘 고민한다. 꽁꽁 숨어버렸으면 좋겠다…. 하물며 나도 이러한데, 얼굴이 다 알려진 톱스타들은 어떨까? 그런데 이승철은 좀 다르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하는 방법을 한참 알려준다. 사람과 소통하는 매력적인 매체라며…. 인기관리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고민하는 나에게, 또 너무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는 나에게…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그래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권유한다.

‘대한민국의 공연 발전을 위한 새로운 열정과 도전’

조수빈 힘든 시기는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낙천적인가요?
이승철 긍정적입니다. 사실 방송 출연 정지를 5년간 당했어도 그냥 쿨하게 넘겼던 것 같아요. TV에 못 나간다고 음악을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깊이 있고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조수빈 25년간 함께해온 팬들과는 평소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요.
이승철 요즘은 트위터를 통해 꼭 팬이 아니어도 세상의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조수빈 앵커와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수백 명의 팔로어 글이 올라오더군요.
조수빈 아, 그래서 저희 선배 아나운서가 오늘 이승철 씨를 만나는 것을 알았군요. 저는 이따금 쏟아지는 관심들이 때로는 부담이 될 때가 종종 있어요. 스타도 아니고, 그저 뉴스를 전하는 앵커인데도 그러한데… 늘 대중의 시선을 받는 이승철 씨는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네요.
이승철 무대에서 노래할 때 환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짱을 끼고 ‘어디 두고 보자’는 식으로 노려보는 분들도 있어요. 다른 가수들은 환호하는 사람보다 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 사람을 보며 노래한다고 하는데, 전 반대예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과 열정을 쏟기에도 바쁜데 관심조차 없는 사람에게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조수빈 대인배시군요(웃음). 저는 어떤 면에서 버겁고 힘겹던데… 특히 무분별한 세상의 말들은 조금은 두렵다는 생각도 해보게 됐어요.
이승철 난 원래 리플에 신경을 안 씁니다. 악플을 일삼는 사람을 약 올리는 묘한 기분이 들어 통쾌한 나만의 착각에 빠지기도 하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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