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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사단 소초병 유서에 "軍 적응 힘들었다"
23사단 소초병 유서에 "軍 적응 힘들었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7.09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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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이 경찰에 조사받는 모습. (독자 제공) 2019.6.19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이 경찰에 조사받는 모습. (독자 제공) 2019.6.19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 경계 책임 부대인 육군 23사단 병사가 한강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실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목선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헌병 조사 과정에서 해당 병사가 소초 생활에서 업무 미숙으로 간부에게 질책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9일 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육군 23사단 소속 A일병(21)은 전날 오후 9시55분쯤 서울 한강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했으며, 근처를 지나던 유람선이 발견해 신고했다.

삼척항 인근 초소 상황병으로 근무했던 A일병은 지난달 15일 오전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당일 오후 2~10시 근무를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병은 소초에서 상황일지를 작성하고 상황이 생기면 간부들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A 일병은 지난달 22~28일 연가 및 위로 휴가 중이었고 이달 1~9일까지 정기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가 육군 23사단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정부 합동조사단이 북한 목선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다는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됐다. 경찰에 따르면, 원효대교 위에서 발견된 이 병사의 휴대전화에는 '유서'라는 메모가 있었고 여기엔 '부모를 떠나 군대 생활을 하는데 적응하기 힘들다', '집에 편히 있다가 남에게 피해만 주고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육군은 입장 자료에서 "해당 병사는 최초 상황 발생 시간에 상황 근무를 서지 않았고, 합동 조사단이 해당 소초 현장을 확인했던 지난달 24일에는 휴가 중이었다"면서 "해당 병사는 북한 소형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대상도 아니었으며 조사받은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북한 목선 조사 상황에서 해당 병사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병사는 개인 신상과 관련돼 배려병사로 관리를 받던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상 부대에서 배려병사를 좀 더 면밀히 관찰하고 감독하고 이런 형태로 (관리가) 이뤄졌었다"며 "목선과 연관성, 사망 원인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모든 가능성을 놓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해당 병사는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면서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서는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병사는 지난 4월 소초로 전입한 이후 업무 미숙으로 소초 간부로부터 질책을 받았던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8군단 헌병이 소초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다만 이것을 사망원인과 연계시키기에는 이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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