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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서바이벌 ‘신입사원’ MBC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이 밝히는 ‘인재의 조건’
화제의 서바이벌 ‘신입사원’ MBC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이 밝히는 ‘인재의 조건’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6.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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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방송 녹화 현장 분위기.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세팅하고 스태프의 움직임은 시간이 임박할수록 조급해진다. 마이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상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MBC <신입사원>의 녹화 현장 모습이다. 어수선하고 한편으로 점차 긴장감이 팽배해지는 와중에 그러한 분위기를 익숙하게 즐기는 이들은 다름아닌 아나운서들.
하나의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흡입력을 갖기 위해서는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입사원>의 경우 각자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쟁쟁한 아나운서들이 총출동해 그 몰입도가 남다르다. 우선 메인 MC는 오상진, 손정은, 문지애 아나운서. 그리고 7인의 심사위원석에는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을 비롯해 이재용, 신동호, 박경추, 방현주, 김정근, 나경은 아나운서가 자리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관전 포인트는 아나운서들의 평소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익숙하게 다가오는 부드러운 미소는 여전했지만 아나운서의 기본인 쏙쏙 들어오는 안정적인 음성, 정확한 발음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다. 게다가 각자 평소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날카로운 눈빛도 간간이 엿볼 수 있다. 장난기 어린 표정과 웃음 머금은 잘생긴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오상진 아나운서마저도 절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 이유는 <신입사원>이 단순히 진행만 잘하면 되는 프로그램이 아닌, 함께할 후배들을 뽑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무대 양편으로 어려운 미션을 재치 있게 통과하며 추려진 10 명의 젊은 도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녹화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서로 농담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양새가 꽤 친해 보인다. 누군가를 떨어뜨려야 살아남는 과정을 거친 그들이지만 아마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동료의식이 어느새 알게 모르게 자리잡은 듯하다. 이윽고 카메라에 불이 켜짐과 동시에 녹화장의 분위기는 순간 정리되고 모든 출연자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감돈다. 숨 막히는 방송의 순간을 주도하는 사람들. 누구나 한 번쯤은 동경할 만한 아나운서 세계의 생생한 이야기를 최재혁 아나운서 국장에게 들어보았다.

난상토론 끝에 결정된 방송
녹화를 한 시간여 앞두고 만난 최재혁 국장은 “우선 저부터 아나운서를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뽑아야 하는지 망설임이 있었다”며 기획 단계에서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현재 상황으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이견이 존재했다는 것. 그러나 급변하는 방송환경, 더욱이 아나운서에게 주어지는 역할의 무게와 비중이 점차 커지는 시대에서 어떠한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아나운서의 필요성은 절실했다.
“우려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방송을 결정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방송환경이 변하면서 예전에 비해 프로그램 진행자가 차지하는 역할이 절대적이 됐습니다. 강호동, 유재석 씨 같은 분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죠. 출연자들의 몸값은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고요. 문제는 앞으로 종편 방송 등장 이후 프로그램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진행자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과 같이 연예인, 특히 개그맨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이너들이 방송의 주요 프로그램을 석권하고 아나운서는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 중심인 체제는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MBC가 <신입사원> 방송을 결정한 데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 체제에서는 방송의 불균형이라는 문제와 더불어 스타 진행자 유치에 따른 제작비 상승 등의 부작용으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신입사원>을 통해 MBC는 연예인 일방주의를 지양하면서 아나운서국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연예인을 제쳐두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그와 대등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필요하다는 말이죠. <신입사원>은 기존 아나운서들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면서 서바이벌 프로그램 방식으로 좋은 인재를 찾는다는 목적으로 기획됐습니다. 수차례 회의에서 난상토론 끝에 우려되는 점은 고쳐나가고 좋은 점은 살려서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아나운서 되기, 쉽지 않다
고민 끝에 시작한 프로그램이니만큼 현재까지 순조로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미 열 명의 도전자로 압축된 상황에서 녹화가 이뤄지며 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른 면도 존재한다. 자신이 이기기 위해 상대방에게 도를 넘어선 공격을 한다거나 아나운서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취하는 것은 감점요인이라는 것. 심사위원들이 ‘담임’이라는 멘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원석에서 보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투박했던 도전자들의 모습과 말투는 놀랍다고 할 만큼 매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심사위원들의 고민과 갈등 또한 커지고 있다.
“저희는 ‘심사우울증’이라고 이야기합니다(웃음). 이제부터는 심사위원이 심사를 받는 기분이에요. 정말 뽑고 싶은 사람들을 추려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더 누굴 탈락시켜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고역이지만 주어진 미션에 몰입도를 보고 가리는 수밖에 없죠.”
프로그램의 성격상 오상진 아나운서를 비롯해 진행을 맡은 손정은, 문지애 아나운서 역시 약간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긴장하는 모습이기보다는 선배로서 아나운서의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녹화 현장에서 스태프와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다가도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드러나는 표정은 그들이 프로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최 국장은 “긴장되고 조심스러운 면도 있지만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아나운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심사위원이나 진행자가 도전자들의 발음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본인이 틀리면 망신이니 조심은 하죠(웃음). 그러나 대체로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를 뽑는 즐거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오상진 씨는 제가 볼 때 이제까지 진행 중 제일 잘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연예인 선배들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과 같이 진행할 때면 늘 상대를 배려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진행을 보여주고 있어요.”
현재 열 명의 도전자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선발인원을 묻는 질문에 최 국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으며 ‘0’명이라고 답했다. 단 한 명을 선발할 수도 있고 때론 복수의 인원을 선발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군가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서바이벌 방식에 비판적인 입장도 보이고 있다. 이에 최 국장은 “아나운서로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경쟁이 없는 사회라면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사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보통 공채 경쟁률이 2천 대 1이 넘습니다. 합격한다고 해도 끝이 아니고요. 매 순간이 경쟁과 긴장의 연속이죠. 저 역시 50대에 접어들어서도 분장을 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습니다. 생방송 불이 켜지면 등에서 식은땀이 나면서 순간적으로 몰입해야 하고, 기침 한 번, 웃음 한 번 잘못하게 되면 많은 지적을 감수해야 하죠. 그런  직업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왜 저희가 이런 프로그램을 고민 끝에 선택했는지 이해가 될 거예요.”
비록 예능의 형식을 빌린 프로그램이지만 ‘아나운서 선발’이라는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공채 선발 방식과 그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절대로 만들어진 예능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 그러나 도전자들의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의 아쉬움은 존재한다.
“저희들끼리는 ‘예능의 독배’를 마시지 말자고 말해요. 극적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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