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환자만 봐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의료 현실로 어려움을 겪던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학술대회가 지난 11일 열렸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연 '소아청소년과 탈출(노키즈존)을 위한 제1회 학술대회'에 등록한 소아과 전문의는 719명에 달한다.
소아청소년 환자 감소와 저수가 상황에 미래 전망마저 어두운 소아과 의원들의 어려운 현실이 이날 학술대회의 호황으로 반증됐다고 의사회는 전했다.
이날 강의는 △고지혈증 핵심정리 △보톡스 핵심포인트 △폐 기능 검사기계를 활용한 성인 천식의 진단과 치료의 실제 △당뇨의 진단과 관리 △비만치료의 실전적용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임현택 의사회장은 "우리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소아과 의사가 됐지만, 현재 도저히 이런 상태로는 우리 과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이러한 내용의 학술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내년에는 '소청과 탈출'이 아닌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진료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학술대회를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한 동네 의원 수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전국 의원 수는 3만5225개로 2013년(2만8328개)에 비해 6897개(24.3%) 늘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는 2200개에서 2147개로 53개(2.4%) 줄었다. 소청과 진료인원은 지난 5년 사이 24.6% 줄었고 의사들의 소득은 23개 임상과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과 수요가 줄어들자 의원 개원 감소는 물론 젊은 의사들의 전공 기피로도 이어져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소아과 진료 공백이 심해지고 있다.
2013년 97.4%였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올해 상반기 16.3%까지 떨어졌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소아과 개원의들은 "10년 뒤에는 소아과 환자가 얼마나 될지 알수 없으니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다른 과목을 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 진료를 포기하는 이유는 법적 보호가 없어서다. 소송을 당하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수가만큼 의료진의 법적 안전망을 마련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민의힘에서 소아청소년과 대책 관련 TF를 발족해 속도감 있는 개선에 동의했고 정부에서도 관심이 있는 상황이다. 논의가 잘 돼 이번 학술대회가 2회 행사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