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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 홍수시대' 흔들리지 않는 육아의 정답은?
'육아정보 홍수시대' 흔들리지 않는 육아의 정답은?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12.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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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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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육아가 힘들다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온갖 육아 정보를 찾아보지만 어떤 말을 들어야 하나 혼란스럽기만 할 터. 심지어 육아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 다르지 않은가. 육아에는 정답이 없을까? 이때 필요한 것이 ‘원칙’이라고 말하는 이임숙 맑은숲어린이청소년상담소장. 어떠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을 이 소장의 육아 원칙.
 

안녕하세요? 네 살배기 유치원생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는 굉장히 예민하고 까칠해요. 유치원에서도 시끄럽게 떠드는 애와 곧잘 다투고 돌아옵니다. 엄마, 아빠가 왜 이렇게 까탈스럽냐고 혼이라도 낼 때면 기가 푹 죽어 있는데, 그 모습도 너무 속상해요. 벌써 스트레스가 많은지 소리를 지르며 떼를 쓸 때도 있고요. 좀 더 크면 저절로 좋아질까요? 육아 카페 회원들 조언대로 호되게 혼내며 가르치려고 해도 달라지지 않네요. 오히려 더 엇나가는 것 같은데 어쩌면 좋죠? 서점 육아서를 찾아 읽고 적용해 봐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지금 육아가 힘들다면 원칙이 흔들리고 있지 않나 살필 필요가 있다. 원칙이 흔들릴 때 육아는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지기 십상이다. 육아가 조금 서툴러도 기본 뿌리가 단단하다면 크고 작은 어려움에 쉬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본의 힘이고,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이임숙 소장은 강조했다.

기질은 바꿀 수 없다

일단 위 사례의 경우 아이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부모는 아이가 어떤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호되고 따끔하게 혼내면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타고난 기질은 바꿀 수 없는데도 말이다. 기질은 문제로 삼고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소장은 아이의 타고난 기질적 요소가 성숙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민하고 까칠한 아이는 꼼꼼하고 배려심이 깊다.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한다면 아이의 높은 자존감과 사회성은 절로 따라올 것이다.


오직 좋은 대화만이

아이에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부모와 자녀 관계는 틀어지기 마련이다. 아이를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자꾸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소장은 두 번째 육아 원칙으로 아이의 긍정성을 찾아주면서 함께 웃으며 대화하기 위한 소통법을 공개했다. 부모의 전문용어 다섯 가지. 아이가 숙제하기 싫다고, 밥 먹기 싫다며, 잠자기 싫다고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쓸 때 다섯 가지 전문용어를 써보자.

1 “힘들었지. 힘들었구나. 힘들어 보여. 많이 힘들구나.”아이의 걱정과 불안을 알고 힘듦을 읽어 주어야 한다. 2 “이유가 있을 거야. 이유 없이 그럴 리가 없잖아. 이유를 말해 줄 수 있겠니?”어떤 행동을 해도 이유가 있음을 믿어주고, 따뜻하게 그 마음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3 “좋은 뜻이 있었구나.”아이의 행동 속에 숨은 긍정적 의도를 찾아야 한다.4 “훌륭하구나.”아이가 갖고 태어난 강점을 찾아 자신감을 갖도록 알려줘야 한다. 5 “어떻게 하면 좋을까?”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질문해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이 말을 중심으로 가지를 뻗어 가면 돼요. 급한 마음은 접어두고, 천천히 걸음마 배우듯 한 걸음씩 나아가 봅시다. 이런 말로 아이는 점차 진정될 테고, 행동이 좀 더 달라지게 하려면 작은 행동 속에 숨은 아이의 긍정적 의도와 감정을 찾아 소나기 퍼붓듯 그 말에 흠뻑 젖게 하십시오. 올바른 대화는 관계 나무를 튼튼하게 키웁니다.”
 

(한번 짚어보기)
아이에게 하루 2시간 놀이를 제공했는가?

아이는 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신나게 논다. 공부와 놀이를 구분하는 순간, 배움은 끝난다. 하루 2시간 신나게 노는 아이가 행복한 아이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한다. 진짜 놀이가 아이의 문제 행동을 없애고, 아이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놀이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간단할수록 좋은 놀잇감이다. 완제품의 장난감뿐 아니라 종이 한 장, 연필, 가위, 색종이, 풀, 종이컵, 야쿠르트 병, 빨래집게 등 소소한 생활용품도 훌륭한 놀잇감이 될 수 있다.
둘째, 놀이 대화가 중요하다. 지시하고 가르치고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하는 행동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긍정적 의도를 찾아 말해주는 것이 대화의 핵심이다.
셋째, 놀이와 공부는 하나다. 배우면서 놀고, 놀면서 배운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한다.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이번에 소개할 이 소장의 마지막 육아 원칙은 훈육에 관한 것이다. 훈육은 혼내는 것이 아니다. 따뜻하고 단단한 깨달음의 훈육만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

훈육의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떼쓰고 우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모두 이유가 있다. 아이랑 똑같이 흥분하지 말고 그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일이 제일 먼저 이뤄져야 한다. 조금 진정되면 가르침이 가능하다. 이때 금지된 행동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단단하고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성공 경험을 활용한 상황 대처 훈육은 어떨까?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애를 때리고 돌아온 아이에게 물어본다. ‘이전에 친구가 시끄럽게 떠들 때 좋은 말로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니?’ 당연히 아이는 한두 번은 있다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는 그 성공 경험의 기억을 되살려 아이가 이미 약속을 지킬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마음은 따뜻하게 원칙은 단단하게 지키도록 아이들을 훈육하면 된다.

집에서 형이나 동생끼리, 혹은 놀러 온 친구들 사이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도 엄마는 형이나 동생, 친구에게 좋게 말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 대신 ‘이미 넌 할 수 있잖아. 전에도 성공했고. 그러니 지금도 마음을 조절해서 아이들에게 부탁할 수 있단다’라는 말을 해주면 아이는 고민하고 갈등하는 마음이 곧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임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힘을 키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임숙 소장의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의 원칙이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서울신문] [도움말 이임숙 맑은숲어린이청소년상담소장] [참고 도서 <육아 불변의 원칙>(이임숙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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