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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신이 시리는 산후풍, 치료와 예방법은
삭신이 시리는 산후풍, 치료와 예방법은
  • 유정은 기자
  • 승인 2020.01.0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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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10달 동안 건강히 품기 위해 엄마가 치러야 할 비용은 비싸다. 어렵게 아이를 낳아도 엄마의 몸은 출산 전과 완전히 다른 상태가 돼 있다. 출산을 끝낸 엄마의 몸은 비유하자면 ‘금이 간 유리창’과 같다. 체력과 면역력이 바닥으로 떨어져 조그마한 충격에도 와장창 깨질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여종일지라도 출산하면 100일간의 공식 휴가를 줬다. 조상들은 ‘산후관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고 있던 것이다. 

출산한 여성의 몸은 빠르게 임신 전 상태로 되돌아간다. 만삭까지 성인 머리 크기 정도로 넓어졌던 자궁은 4~6주 동안 정상 크기를 되찾아가고, 자궁에 남은 분비물인 오로가 질을 통해 수시로 배출된다. 체중은 분만 즉시 5~6㎏이 감소하고, 2주 뒤에는 이뇨 작용으로 2~3㎏이 더 감소하게 된다. 이런 과정들은 보통 6~8주에 걸쳐 진행되는데, 이를 의학 용어로 ‘산욕(産褥)’이라고 한다. “이불(褥)에 누워 몸을 회복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때 제대로 관리를 못 하면 산후풍이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산후풍(産後風)은 출산 뒤 관절이 아프거나 몸에 찬 기운이 도는 증세다. 산후풍은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으며, 자연분만했더라도 출산 중 피를 너무 많이 흘렸거나, 원래 허약 체질이었거나, 임신 중 입덧으로 섭식장애를 겪었을 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후풍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관절 통증이다. 출산한 산모는 온몸의 뼈마디가 느슨해진 상태다. 이때 찬 바람 등을 맞으면 냉기가 서려 관절이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부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허리부터 무릎, 발목, 손목 등 관절이 있는 모든 곳에서 관찰될 수 있다. 

오한과 몸 저림도 산후풍의 주요 증상이다. 별로 춥지 않은데도 몸이 으슬으슬하거나, 팔다리가 저리고 어깨나 목덜미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땀이 흐르면서 무기력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빈맥 증상도 산후풍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식욕 저하와 혈액순환 장애에 따른 관절염도 포함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산후풍의 원인을 어혈(죽은 피)으로 본다. 산모는 분만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 우먼닥네트워크 자양동점 심청한의원 우혜원 원장님은 “이미 기가 크게 허해진 상태인데 많은 양의 피까지 흘리게 된다. 기혈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어혈도 체내에서 배출되지 못 하고 한 곳에 머물게 된다. 이 어혈은 각종 염증, 부종의 원인이 돼 산후풍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산후풍 치료는 약해진 기혈과 관절 보호, 면역력 증진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를 위해 한의학에서는 침, 뜸, 물리치료, 산후 보약 처방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한다. 산후 보약은 오로와 체내 노폐물 등이 원활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돕는다. 또 모유 촉진, 호르몬 안정, 하복통 완화 및 기력 증진을 도모한다. 

우먼닥네트워크 강릉점 맘드림한의원 박경진 원장님은 “하나의 주의할 점은 산후조리에 도움이 된다며 일부러 땀을 빼는 행위다. 이는 회복을 돕는 대신, 오히려 체내의 진액을 더욱 소진해 산후풍이 나타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산모는 샤워 뒤에도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욕실 안에서 물기를 말리고, 속옷을 입은 채로 나오는 게 좋다. 

효과적인 산후풍 치료를 위해서는 산모의 현재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산후풍이 처음부터 찾아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최고의 산후풍 예방법은 바로 ‘휴식’이다. 산욕 기간 육아와 산후조리를 병행하게 되면 육체적, 정신적 과로에 쌓여 산후풍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산모는 이 기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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