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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수급지수 5년래 '최고치' … 이사철 전세난 악화 불가피
전세수급지수 5년래 '최고치' … 이사철 전세난 악화 불가피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8.2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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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주택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전세대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17일 기준) 서울 지역 전세수급지수는 전주(186.9)보다 2.7포인트(p) 더 올라 189.6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10월 첫째 주(190.6)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0에서 200 사이의 숫자로 표시된다. 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200에 근접했다는 것은 전세난이 심화했음을 뜻한다.

전세수급지수가 180선까지 오른 것은 전세대란이 극심했던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전세대란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 말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을 내놓았지만 3주가 지난 현재, 정책 약발이 나타나기보단 매물 잠김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전세수급지수는 7월 말 이후 3주 연속(180.1→182.4→186.9→189.6)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북(14개구)이 지난주 189.8, 강남(11개구)은 189.4로 올랐다.

서울 주택 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각종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난이 확산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었다. 재건축 등 실거주 의무가 대폭 강화되자 본인 소유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집주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는 더욱 줄었다.

특히 이달부터 임대차법이 본격화 화면서 전세시장 불안은 한층 더 심화됐다. 전셋값 인상 폭과 임대 기간 설정에 제약이 생긴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거나,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인기 지역 대단지의 경우 전세 물량이 '제로'(0)인 단지가 속출했고 전셋값은 더 올랐다.

부동산 매물정보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약 3주간 평균 5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가 75.8%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양천구(-71.8%), 동작구(-64.6%), 은평구(-55.2%), 서초구(-54.9%) 등의 순으로 감소했다.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셋값도 연일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17일 기준)에도 0.12% 올라, 60주 연속 상승세가 지속됐다.

감정원은 전셋값 상승 원인에 대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및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물건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상승 폭이 전주(0.14%) 대비 0.02%포인트(p) 둔화하긴 했으나, 이는 여름휴가 등 계절적 비수기에 의한 것이라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언제든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전세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9~10월 가을 이사 철까지 앞두고 있어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전세 품귀 현상이 악화되면 전세시장은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법 영향 등으로 전세가 줄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가을 이사 철이 본격화하면 전세난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며 "이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을 보여주는 게 어려워지면 전세 순환이 지체되면서 신규 전셋값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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