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6:10 (일)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44살 동갑 김영남·최영미 귀촌 부부, 40년 우정과 사랑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44살 동갑 김영남·최영미 귀촌 부부, 40년 우정과 사랑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10.19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이번주(10월19일~23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강원도 고성 깊은 산골, 3년 전 귀촌해 닭들의 낙원으로 가꾼 특전사 중사 출신 김영남(44) 씨와, 유치원 때부터 친구이자 아내 최영미(44) 씨 부부 이야기를 그린 ‘사랑한다 영미야’ 5부작이 방송된다.

◆ "자유를 줄 테니 달걀을 달라"

강원도 고성의 깊은 숲속, 이른 아침이면 이곳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남자가 있다. 다부진 체격에 부리부리한 눈빛까지 살아있는 이 남자! 다름 아닌 특전사 중사 출신이라는 김영남 씨(44)다.

3년 전 귀촌해 4천여 마리의 닭을 키우는 영남 씨. 바다가 코앞인데 좋아하는 낚시 한번 못 가보고 해 뜨자마자 출근해 12시간을 꼬박 농장에 메여 있다는 데….

도시에서도 한 번에 두세 가지 일을 하며 청춘을 불태웠던 영남 씨. 이번엔 닭에게 제대로 꽂혔다. 호시탐탐 닭을 노리는 매를 잡겠다고 대형 새총을 만드는가 하면 사람도 없어서 못 먹는 십전대보탕을 닭에게 주기까지. 닭에 대한 사랑이 보통이 아니다.

정작 아들들은 이런 아빠를 보고 허당에 ‘똥손’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만히 보니 집을 탈출한 병아리 한 마리 잡기도 버거워 보이고 왕년에 포크레인 좀 몰아봤다더니 멀쩡한 파이프도 망가뜨리고 마는데…. 그런 영남 씨의 곁에서 빈틈을 메워주는 한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은 바로 동갑내기 친구이자 아내인 최영미 씨(44)다.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 사랑과 우정사이, 미워도 다시 한번

두 사람 인연의 시작은 4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함께 다녔던 영남 씨와 영미 씨. 고무줄 놀이하던 영미 곁엔 영남이 있었고 골목을 누비던 영남이의 곁엔 영미가 있었다. 오랜 우정이 핑크빛으로 바뀐 건 영남 씨의 군 복무 시절이었다.

고된 훈련을 견뎌야 했던 특전사 영남 씨. 휴가 때면 영미 씨를 찾아왔다.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영미 씨도 영남 씨가 힘이 되긴 마찬가지, 그렇게 둘은 세상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친구에서 한 쌍의 연인으로 발전했다. 

생활력 강한 건 꼭 닮은 부부, 두 아이를 낳고 밤낮없이 가리지 않고 일했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이제 좀 먹고 살려나 싶었던 찰나인데 갑자기 사업을 해보겠다는 남편 일을 벌여 모은 돈을 결국 다 날리고 밖으로만 돌았다. 결국, 둘 사이는 금이 갔고 두 사람은 1년쯤 떨어져 지냈다.

의지했던 친정엄마까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자 영미 씨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것 같았다. 그때 영남 씨는 장모님의 장례식에 찾아와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그 모습을 모자 마음속 응어리가 쑥 내려가는 것 같았다는 영미 씨. 남편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고 네 식구는 다시 결합했다.

무슨 일이든 겁 없이 뛰어들 때마다 그 곁을 지켰는데 이제는 닭을 키워 보겠다니…. 영미 씨, 처음엔 남편 말이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살 때 산전수전 다 겪어보니 웬만한 어려움에는 그냥 웃음만 나온다더니, 결국 남편의 뜻을 받아들였다. 아들은 없어도 며느리 없이는 못 산다는 시아버지 말도 큰 힘이 됐다.

“영남이 데리고 살 사람은 영미밖에 없다.”는 동창들 말이 점점 증명되니 영락없는 천생연분이다.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 열 딸 부럽지 않은 두 아들 

그렇게 시작된 시골 생활, 사춘기라 걱정했던 두 아들도 시골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다.

첫째 아들 민준(17)이는 일찌감치 농사를 진로로 정했다. 예초기 등에 맨 폼도 벌써 남다르고 배수로 판다며 삽질도 척척 해내는데…. 밭농사 논농사에 관심 없다는 아빠 대신 할아버지 농사를 잇겠다는 민준이. 도와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아빠 영남 씨도 내심 좋은 눈치다. 
 
학교에서 사격부로 재능을 키워가고 있는 둘째 아들 민혁(15)이도 시골에 와서 남다른 취미가 또 하나 생겼다. 바로 요리를 하는 것! 앞치마 매고 칼질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데…. 오늘은 어떤 음식을 해볼까? 장까지 봐오는 민혁이 덕에 요즘 영미 씨도 한결 편해졌다.  빨래 갤 때도 어쩜 저리 손끝이 야무진지 두 아들이 있으니 딸 열 명도 안 부럽단다.

엄마 아빠가 바쁜 날엔 형제는 달걀을 수거하러 닭장을 찾는다.덩치가 큰 편이라 형제가 함께 있으면 꽤 나 듬직해 보이는데…. 손만 넣었다 하면 냅다 쪼는 암탉들 알을 탐내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뜨거운 대결! 형제는 달걀 한판을 다 채울 수 있을까?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 “사랑한다 영미야”

곁에 있는 시부모님도 딸처럼 챙겨주고 든든한 두 아들도 있으니 걱정 없는 영미 씨. 그런데 문제는 역시 영남 씨다.

싫다던 농장 안주인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고 건강을 위해 매일 채소 주스도 갈아주는데 무심한 남편은 다정한 말 한마디 할 줄 모른다. ‘영미야’라고 이름만 불러줘도 좋다는 아내인데 특전사 출신 영남 씨는 다정한 표현은 죽어도 못하는 상남자. 그러니 내심 서운한 마음이 생길 때도 있다는 영미 씨.

최근 색소폰을 배웠다며 연습을 하는 영남 씨에게 기회다 싶어 신청곡을 던져 보는데…. 사랑한다는 가사가 담긴 노사연의 <바램>. 아내의 신청곡 주문에 허세 가득한 반응을 보이는 영남 씨. 영미 씨가 퇴근하자 멋쩍게 색소폰을 드는데….
손은 위급할 때만 잡는 거라는 사나이 영남 씨. 과연 영미 씨는 남편에게 ‘사랑한다 영미야’ 그 한 마디를 들을 수 있을까?

오늘(19일)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제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강원도 고성의 깊은 산골엔 닭들의 낙원이 있다. 닭에게 자유를 주고 달걀을 얻는다는 영남 씨 조금은 엉뚱한 남편 곁에서 빈틈을 채워주는 아내, 영미 씨 어릴 때 한동네에서 자란 두 사람은 서로의 역사를 훤히 꿰는 평생의 단짝이다.
 
3년 전까진 도시에 살았던 영남씨네 가족. 귀농을 하면서 제일 좋은 건 저녁이 있는 삶이다. 두 아들까지 네 식구가 도란도란 밥상에서 하루 피로를 씻는데…. 밤사이 동해안을 강타한 태풍. 쏟아지는 비를 뚫고 농장으로 가보는데…. 빗물에 길이 사라졌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 영미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