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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 운동 순직 경찰관 유족·사건 당사자 …42년 만에 '화해의 장'
5·18민주화 운동 순직 경찰관 유족·사건 당사자 …42년 만에 '화해의 장'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5.1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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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국립현충원 경찰충혼탑 앞에서 배씨와 유족 대표 정원영(54)씨가 끌어안고 화해하고 있는 모습이다


5·18민주화운동 기간 중 함평경찰서 경찰관 4명이 사망한 사건의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가 19일 사과와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경찰충혼탑 앞에서 5·18민주화운동 기간 중 함평 경찰서 경찰관 4명이 사망한 사건의 경찰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와 함께 '사과와 용서, 화해와 통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남의 장 행사를 개최했다.

만남의 장 행사에 앞서 경찰 유가족과 당사자, 5·18조사위 임직원 등 20여명은 순직한 경찰관의 넋을 추모하며 현충원 묘역 앞에서 30분 동안 참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5·18조사위는 지난해 1월 개정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시위진압 작전에 참여한 계엄군과 시위진압에 투입된 경찰에 대한 피해를 본격적으로 조사해 왔다.

이번 만남의 장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은 지난 1980년 5월20일 노동청 앞에서 사건 당사자인 배씨가 운전한 고속버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대형을 갖추고 있던 함평경찰서 소속 4명의 순직 경찰관들의 아내와 자녀들이다. 순직 경찰관들은 배씨가 운전하던 고속버스에 깔려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당사자인 배씨는 고속버스 내로 최루탄 가스가 들어와 눈을 뜨지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간략히 전했다.

배씨는 "당시 상황이 꿈에라도 나왔으면 변명이라도 하겠만 명확히 기억이 나는게 없다"며 "유족분들에게 '미안함과 죄송함'말고는 말씀드릴게 없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유족대표인 정원영(54)씨는 "지난 42년 동안 한국 현대사의 아픔 속에서 억울한 5월의 가해자가 돼 아픔조차 호소할 수 없었다"며 "이 자리에 나오는게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갔지만, 감성적으로는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정씨는 "아버님들의 죽음은 역사가 밝혀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정작 죽음으로 내몰았던 책임자들은 외면했지만 이제야 그 책임을 지겠다는 당사자 배씨를 오늘 만나 사과받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 사과해야할 사과는 선결되지 않았지만 오늘을 시작으로 사과해야할 당사자들의 사과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종철 5·18조사위 부위원장은 "이번 만남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군과 경찰의 사망, 부상 등에 대한 피해조사가 이뤄져 사실상 외면받았던 순직한 피해 경찰관들의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며 "배씨 역시 5·18 민주화 운동 당사자이면서 피해자이다. 쉽지 않은 발걸음을 해준 유족과 당사자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의 장 행사가 끝난 뒤 유족과 배씨는 서로 손을 맞잡으며 그간의 아픔을 달래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Queen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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