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대기업들이 장사를 잘했다.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곳도 28곳으로 1년 새 10곳이나 늘었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위에 오르며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020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순위 3위에서 지난해 꼴찌로 떨어졌다.
22일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2001년~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0대 상장사는 매출 기준이고,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비교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약 145조5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93조9149억 원)보다 55%(51조원)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019년 5.2%, 2020년 6.3%에서 지난해 8.4%로 상승했다. 2018년 기록한 10.7% 이후 최고치다.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은 2001년 36조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100조원에 근접했다. 2017년(129조원)과 2018년(138조원)에는 100조원을 웃돌았지만, 2019년(78조원)과 2020년(93조원)에는 다시 100조원을 하회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에서 영업손실을 본 곳은 112곳이며,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로 전환한 곳은 643곳에 달했다. 특히 영업이익 1조가 넘는 기업도 28곳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1조9931억원(연결기준 51조633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20조5189억원)보다 11조원 넘게 상승했다.
이어 SK하이닉스 7조6374억원, HMM 6조4008억원, 포스코홀딩스 5조5144억원, 현대제철 2조2581억원, LG화학 1조9047억원, 기아 1조6500억원, 대한항공 1조2261억원 순이다.
영업이익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100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 성적표도 크게 올랐다. 조사 대상 1000곳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127조1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기록한 63조6871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99.6% 늘었다. 1000대 기업 당기순익률도 2020년 4.3%에서 지난해 7.3%로 3%포인트 높아졌다.
당기순익 1조 클럽도 2020년 13곳에서 지난해 21곳으로 8곳 많아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순이익이 30조970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LG화학과 현대제철, 에쓰-오일은 2020년 당기순손실에서 지난해 1조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LG화학은 2020년 982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2조5142억원으로 증가했고, 현대제철은 4559억원 적자에서 1조38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에쓰-오일 역시 2020년 799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조3783억원으로 대규모 흑자를 냈다.
1000대 기업 중 가장 우울해진 곳은 한전이었다. 2020년만 해도 영업이익 2조7851억원, 당기순익 1조9514억원으로 랭킹 탑(TOP) 3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7조4255억원, 당기순손실 5조6077억원으로 1000대 기업 중 가장 낮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를 비롯해 각종 원재료 비용 등이 상승해 이를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한 경우가 많아 매출 규모 자체는 증가하지만 실제 기업 곳간에 남는 내실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