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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경연 맞대결 <미스터트롯> 인기 되찾을까?
트로트 경연 맞대결 <미스터트롯> 인기 되찾을까?
  • 장은진
  • 승인 2023.01.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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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의 방송과 문화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이 12월의 한파를 녹이고 2년 만에 돌아온 트롯 열풍을 다시 지필 수 있을까? 12월 중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송된 두 종편 방송사의 트롯맨들의 뜨거운 맞대결이 이목을 끌고 있다.

두 방송사는 이미 2년 전 원조 논쟁으로 한바탕 소송 분쟁을 겪으며 전면전을 펼쳤던 바 있다. TV조선의 트로트 예능 전성시대를 이끌던 서혜진 국장이 독립하면서 오리지널리티의 힘을 주장하며 포맷 카피를 문제 삼았던 상대 종편 채널을 책임지게 되었다는 아이러니함을 떠나서 2년 9개월 만에 유사한 포맷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의 맞대결이 과연 얼마나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인가라는 점이다. MBN과 TV조선은 각각 12월 20일과 22일 첫 방송을 내보낸 뒤 이틀 차이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미 <미스터트롯>1의 출연자들이 재도전을 선언했고 그 중에는 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수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점은 신선한 얼굴의 트롯맨 발굴이 아닌 겹치기 출연과 실력이 입증된 참가자들의 재대결이라는 점이 식상하게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 입장에서 보면 서혜진 PD가 독립하면서 노윤 작가를 포함한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제작진들이 함께 이적했고 TV조선의 빈 자리는 SBS 출신 김상배 제작본부장, 박재용PD가 채웠다. 새로운 수장이 된 두 사람에겐 <미스터트롯>2의 흥행이 부담이 될 터이고 <보이스트롯>으로 후발주자, 아류작이라는 시선을 받아온 MBN의 외주제작을 맡은 서혜진 PD 입장에서는 자신이 탄생시킨 작품을 능가할 자극적이고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에 <불타는 트롯맨>은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오픈 상금제를 도입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 전략을 다시 재구성했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미스터트롯>2는 타트롯 경연 프로그램 우승자들도 대거 참여했으며 <미스터트롯>1에서 아쉽게 탈락한 출연자들이 많은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국민가수>, <히든싱어>, <팬텀싱어>등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 집필한 노윤 작가의 소환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눈에 띈다.

두 프로그램이 불꽃 튀는 경쟁을 하게 된 데에는 트롯 경연 프로그램이 배출한 국민 스타가 된 이들의 성공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임영웅은 CJ E&M과 손잡고 콘서트 한 회당 5천명이 넘는 티켓파워를 가진 가수로 등극했고 작년 연말 아이돌만 공연한다는 고척돔에서 성공적으로 앵콜 콘서트를 마쳤다. 또한 16회에 걸친 전국투어 탁쇼를 성황리에 마친 영탁은 바로 2023년 1월 미주투어 TAKSHOW USA로 해외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영탁, 임영웅, 김호중은 트로트라는 장르를 넘어 자신만의 색채로 채워진 개성있는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성공의 아이콘이 되었기에 경연 프로그램 우승을 향한 신인들의 간절함은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되는 것은 제2의 영탁, 임영웅처럼 신선하면서 실력을 갖춘 실력자를 발굴할 수 있냐는 것이다. 노래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쇼예능의 특성상 개인의 매력도가 시청자들의 호응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선택은 과연 어디를 향하게 될 것인가. 동반 경쟁하는 두 프로그램이 트로트 프로그램의 열풍을 재점화하며 35.7%라는 시청률로 역대 예능프로그램 2위를 기록한 <미스터트롯>의 영광을 재현하게 될는지 지켜봐야겠지만 OTT라는 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서비스될 대한민국의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부디 출연자들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좌초하지 않기를 바란다.

글 장은진(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조교수)│사진 TV조선 ‘미스터트롯2’
 

 

장은진…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조교수, 대중문화평론가.
저서로 「플랫폼 전쟁 : OTT
스토리텔링 생존공식」,
「판타지 웹툰」 등이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 대중문화와 OTT 콘텐츠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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