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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 본격화 신호 ... 경상수지 적자에 소비·생산 지표도 부진
경기 둔화 본격화 신호 ... 경상수지 적자에 소비·생산 지표도 부진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1.11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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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한 지 불과 열흘 남짓 지났지만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동시에 산업생산과 내수 지표 또한 얼어붙었다. 다수 기관들이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내놓는 상황인 만큼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경기둔화 흐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68억2000만달러) 대비 74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8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여기엔 수출 부진으로 인한 상품수지 적자의 영향이 컸다. 11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76억4000만달러 줄어 1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 수출은 523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억1000만달러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3억2000만달러 증가한 538억8000만달러로, 23개월 연속 증가하며 수출을 웃돌았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1월 경상수지는 본원소득수지가 흑자 흐름을 지속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IT 업황 부진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원유 등 에너지 수입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서비스수지도 운송수지 약화 등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3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일 발표한 '2023년 1월 경제동향'도 같은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는데, 반도체(-29.1%)와 석유화학(-23.8%)을 비롯해 대부분 품목에서 부진한 모습이 나타났다.

KDI는 지난해 수출과 함께 경제를 지탱하던 내수 역시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는데, 0.7% 감소했던 전월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수출·소비 부진에 1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전년 같은 달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15.0%), 화학제품(-13.7%), 1차 금속(-18.6%), 전기장비(-7.8%) 등 광공업 생산이 전년보다 3.7%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경기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었다',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표현한 KDI는 이번 발표에선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이 경기 둔화가 본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총괄은 "지난해 말보다 경기둔화가 심화된 게 맞다"며 "반도체 등 제조업이 코로나19 충격에도 그동안 수출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줬는데 지금은 그게 꺾였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국면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둔화 국면이 이어지다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차츰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에 더 먹구름이 끼고 이에 따라 내수 부분도 덩달아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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