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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세계화 시대의 자녀교육, 기본은 효(孝)
[명가의 자녀 교육] 세계화 시대의 자녀교육, 기본은 효(孝)
  • 목남희
  • 승인 2023.06.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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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묘비 앞.
할머니 묘비 앞에서.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조셉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생을 마감하기 2년 전, “만약 지구가 멸망해 인류가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면 꼭 가지고 가야 할 문화가 바로 한국의 ‘효(孝)’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노인을 공경하고 효를 제일의 덕목으로 삼는 한국의 전통과 관습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에 이어 BTS와 웹툰의 한류열풍은 음악, 영화 등의 문화예술 분야를 통해 또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며, 우리는 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한국인은 대부분 열심히 공부하며 학문을 익히고, 충효 정신을 받들어 아랫사람을 돌보며 이웃을 사촌으로 여기고 서로 도우며 사는 문화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육받아왔다. 우리 부모님의 첫 번째 교육원칙 역시 ‘효’에 있었다. 
 

효자상, 장한 며느리상, 효부상의 상징-우리 부모님

아버지는 1925년생으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성격이 어질고 온화한 아버지는 항상 주위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냈다. 어머니는 1928년생으로 6남매 중 2녀로 태어났는데, 어릴 때부터 성격이 매우 강하고 부지런해 모든 일에 적극성을 보였다고 한다. 
부모님은 1944년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 최후의 발악을 할 때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결혼했다. 당시 어머니는 16세였고, 아버지는 19세였다. 갑작스러운 결혼이었지만, 두 분은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다정한 부부가 되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극진히 사랑했고, 평생의 반려를 다정하게 대했다. 
서로 지극히 아끼는 모습을 보였던 부모님을 보고 자란 우리들에게는 자녀들이 큰일을 헤쳐나갈 때 밤새도록 의논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게 여겨졌다. 부부간의 사랑은 물론 형제간의 우애와 친구 사이의 우정을 매우 중요시 한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스스로 모범이 되었다. 이에 경상남도 하동군에서는 극구 사양하는 아버지를 설득해 효자상을 수여했고, 어머니도 장한 며느리상과 효부상을 받았다.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위대한 인물들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면 결코 좋은 환경과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춰야 큰 인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보다 사랑과 관심으로 자녀를 대하면서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주효하다. 필자 또한 부모님에게 등록금을 지원받는 게 눈물 날 정도로 죄송하고 고마워서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한 끝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한 가정의 가풍이 이토록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결코 지식을 가르치고 지름길로 인도하는 게 아니다. 자녀들의 ‘인생 멘토’로서 끊임없이 사랑과 관심으로 소통하며 몸소 그 가치를 먼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진정 부모가 해야 할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우리 형제는 자식들이 그저 재력과 권력을 누리는 성공이 아니라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기여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그 신념이 우리 자녀, 자녀의 자녀인 손자에게 고스란히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다. 대대손손 부모님의 정신을 이어갈 후손들이 맺을 결실이 얼마나 풍성할지 짐작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 허버드대 등 미국 명문대생만 여럿 키워낸 명가 출신으로 목 교수는 그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했다는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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