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天地)가 창조한 것 중에 가장 존귀한 것이 사람인데, 사람의 행동에는 효도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공자의 가르침이다. 이는 곧 필자 아버지의 자녀교육 원칙이기도 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늘 일상에 효(孝)의 가치가 스며들었지만, 사실 그 의미와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칠순이 되어서야 내 삶의 가장 깊고 강한 교훈이 한국의 전통, 효도 정신이었음을 깨닫는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사람들
대한민국은 어느덧 세계 수출 6위 무역 강국, 세계 10위 경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 달러를 돌파하며 G7을 추월한 소프트 강국이 되었다.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다. 이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결과물이 아니다. 조상이 물려준 사상을 필두로 가슴에 새긴 꿈을 이루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 내면에 있는 효(孝) 정신, 즉 가족애가 큰 힘을 발휘했다.
영어에는 정확히 한국의 ‘효’와 같은 뜻의 단어가 없다. 미국 학교에서도 부모에 대한 보편적 사랑과 존경을 가르친다. 이와 달리 한국에는 부모에 대한 효도 이야기가 참 많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심청이를 비롯해 문익점 선생이 전쟁 중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모친상을 지내는 모습을 보고 일본군들도 감탄해 적어뒀다는 ‘효자를 해치지 말라’는 푯말, 조선 시대 고려장의 풍습에 따라 차마 늙고 쇠약한 노모를 버리지 못하고 몰래 돌보는 아들 등의 스토리가 뭇 감동을 준다.
이로 인해 효(孝) 정신이 우리네 삶에 자연스레 녹아들었고, 우리는 무의식 속에서 그 가치를 경험하게 되었다. 효행이 한국인만이 가지는 정신의 지표로 깊이 뿌리내리게 된 이유다.
한국은 지하자원이 풍부하지도 않고, 일하기도 적당하지 않은 기후 조건으로 늘 주변 강국의 위협을 받았다. 그럴수록 국민은 자손을 위해 더 나은 터전을 마련하고자 몸부림치듯 온 힘을 다해 희생을 각오했다. 오로지 다 함께 잘살아 보세를 외치며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한 보답이 바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문화
무엇보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훼손되지 않고 이어져 온 한국 전통문화들. 예식부터 장례, 제사 등 의식은 우리 민족의 자존감과 우월성을 지켜줬다.
그런데 요즘 장례는 화장해 뿌리는 방식으로 변모해 가고 있고, 제사도 신앙에 따라 형제 각각 해결하는 모양새다. 형제, 사촌이 있어도 안 만나는 메마른 가족애로 한국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잇달아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 전통의 굴레를 벗어난 것을 슬퍼해야 할지, 그 과정에서 얻은 자유에 기뻐해야 할지는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전통적인 한국 관습이 얼마나 깊은 인간 성찰에서 탄생했는지 시시때때로 일러준 아버지 밑에서 자란 필자는 아쉬움이 더 크다. 상가에 가서 화투를 치면서 밤을 새워가며 상주들과 슬픔을 함께 하는 관습이나, 상여꾼들이 상여를 매고 가는 길에 돈 달라고 떼쓰는 것도 다 깊은 뜻이 있다던 아버지. 이 모든 것은 알고 보면 부모나 형제를 잃은 상주들에게 슬픔을 덜어주는 하나의 이벤트였다. 사랑하는 이를 메고 산속에 묻을 것을 생각하면 발이 떨어지지 않을 상주들이 상여꾼 비위를 맞추다 보면 잠시 슬픔을 뒤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사 때 음식을 많이 하는 것도 형제, 사촌이 둘러앉아 풍성한 음식을 먹으며 서로 마음을 나누는 미풍양속이었다. 아버지는 형식보다는 참석의 중요성과 정성을 중요시했다.
안타깝게도 근래 명절에는 가족과 만나기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자식은 부모가 하는 말보다 평소 그들의 행동에서 묻어나는 철학을 배운다. 국가의 미래 안전과 번영으로 이어지는 충효 정신의 가정교육이 절실한 때이다. 나의 초등, 중등 시절 ‘도덕’ 시간이 있었고 ‘윤리’ 시간이 있었던 생각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효도 교육’을 교과목 시간에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판사, 교수, 변호사, 서울대, 하버드대 외 콜롬비아 대학 졸업생 5명을 배출하고 일곱 자녀 중 5명이 박사인 부모님의 교육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한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 바티칸시티는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기 때문에, 한국헌법 임시정부가 선전포고하고, 을사조약.한일병합이 무효인 일본의 종교기준을 적용하는게 맞지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