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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코스피 3000' 도전 ... 2차전지·AI에서 1등주 나온다"
"내년엔 '코스피 3000' 도전 ... 2차전지·AI에서 1등주 나온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7.25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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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턴어라운드)이 시작되고 적자를 이어왔던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 산업이 회복되면 내년엔 '코스피 3000'도 도전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이차전지(2차전지)와 미국 증시를 이끄는 인공지능(AI)은 새로운 주도주가 되고 1등주가 그 가운데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상반기에만 코스피는 14.66%가 올랐고, 코스닥은 27.82% 뛰었다.

하반기엔 맹렬했던 상승폭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상승세는 이어갈 것이라는게 이 센터장의 전망이다.

그는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190조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60조원 늘어난 수치임을 고려하면 코스피 상단은 2900정도"라며 "12개월 선행 이익이 매달 앞당겨지기 때문에 내년 이익이 증가분을 반영한다면 코스피 3000포인트(p)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이 꼽은 하반기 주도주는 반도체와 2차전지, 인공지능(AI)이다.

우선 반도체의 강한 상승 여력이 확인되고 있다고 이 센터장은 짚었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부턴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인공이다. 

특히 상반기엔 '역대급'으로 많은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수에 몰렸다. '업황 반등 기대감'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자금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ETF에서 국내 종목 중 포함될 수 있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나 포스코퓨처엠 등에 외국인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최근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2차전지는 다음 강세장을 이끌 '게임 체인저'로서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일상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강세장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우리 일상을 바꿔놓을 전기차는 현재 침투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생산을 위한 2차전지 소재 관련주가 주도주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과거 키보드(DOS)에서 마우스(Windows), 마우스에서 터치(스마트폰) 등으로 '주도주'가 전환되는 시기에 '1등주'는 교체됐다. 2차전지가 주도주가 되면 1등주가 교체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기 시작한 업종에 대해서는 관련된 종목을 모두 사들인 다음 '옥석 가리기'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조언이다. 과거와 달리 전기차와 AI, 로봇, 위성 등 융복합 산업이 떠오르면서 특정 기업 한 곳이 기술 혁신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센터장은 국내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에코프로 열풍'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성과 별개로 현재 에코프로의 기업 가치에 대한 의문 부호를 찍으면서다.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 1000% 이상 뛰면서 시총이 올 초 2조7731억원에서 지난 21일 종가 기준 30조4354억원까지 올랐다.

이어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선 100% 동의하지만 현재 에코프로는 향후 12개월 순이익 추정치에 비해 적정 가치를 넘어섰다"며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맞추는 사람이 아닌 적정 가치를 계산한 뒤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500bp 인상 여파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이 강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침체가 아닌 '둔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논쟁의 핵심은 급격한 금리 인상 이후 경기 침체라는 후폭풍 없이 지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오리라 판단하는 경우엔 주식 매도 시점을, 경기 둔화 관점에서는 반등의 시기를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 흐름을 침체가 아닌 둔화로 보고 있는 근거로 미국 경제연구국(NBER)의 리세션 판단지표를 들었다. NBER의 리세션 판단지표는 △실질 개인소득 △비농업 취업자 수 △실질 소비지출 △실질 제조업, 도소매 판매 △가계조사 고용 △산업생산 △실질 GDP △실질 GDI 등 8개다.

그는 "NBER의 리세션 기준에 따르면 8개 지표 중 최소 6개 이상이 전 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때 리세션에 해당했다"며 "현재는 산업생산과 도소매 판매 정도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이런 부분은 잠깐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는 부분이고, 중요한 건 고용이 무너지지 않고 있단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 회복의 타이밍을 재봐야 한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생각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전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이후 실질 금리가 떨어지기까지 시차를 두고, 올해 4분기 정도에는 회복의 시그널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몇몇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사건으로 증권사의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오른 데 관련해선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조직의 가치관이 '정직'인 것도 이 센터장의 고집이 묻어있다. 애널리스트는 제삼자가 아닌 투자자와 같은 일종의 '필드 플레이어'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저희 애널리스트들에게 항상 '정직'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직이라는 게 불법 행위를 하지 않는 윤리적 의식뿐 아니라 리포트를 쓸 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논리에 확신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사 리포트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도 궤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리포트가 '공공재'로서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되다 보니, 개인 유튜브 등에서 무분별하게 재가공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 센터장은 "리포트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줌으로써 어떤 더 강력한 책임감을 부여하고, 독립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외국계 증권사와 많이들 비교하지만 한국의 애널리스트가 국내 기업 분석에 있어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2001년 삼성증권
2006 대우증권
2008 토러스투자증권
2012 신한금융투자
2016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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