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실 참모진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심도 깊게 논의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긴급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이지만 이날 오전에도 김대기 비서실장, 관련 수석비서관들과 무량판 부실시공 문제를 유선으로 심도 깊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1일) 국무회의에서 LH 발주 아파트 지하 주차장 조사에서 '철근 누락'이 무더기로 확인된 것과 관련해 "문제의 근본 원인은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이라며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깨부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기관은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우리나라 모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건설 산업 이권 카르텔'을 지목한 것에 대해 "정치에서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하는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과 마찬가지로 건설의 삼권분립인 설계·시공·감리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시공·감리 업계가) 이권 카르텔로 뭉쳐서 한통속인 상황에서는 정치나 건설에서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기는 매한가지라는 데 윤 대통령의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무량판 부실시공이 전임 정부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런 실체(이권 카르텔)를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직무 유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지시에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오후 긴급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국민의힘은 LH 부실공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필요하면 국회 국정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퀸 김정현 기자] 사진 대통령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