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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바다와 하늘, 한라산을 담다 '류월'
[아름다운 집] 바다와 하늘, 한라산을 담다 '류월'
  • 최하나 기자
  • 승인 2023.08.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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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만으로도 아름다운 제주의 지형을 살려 이곳의 석재들이 감싼 집에서 사계절이 주는 색다른 휴식들을 오롯이 즐긴다면? 그 꿈을 실현한 집, 류월은 원 안에 제주의 하늘과 바다 한라산을 담은 천상의 휴식처다.

제주의 서쪽, 투명하고 아름다운 금능해변을 따라 금능리 마을에 다다르자 처음 대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대지는 호 리병 모양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좁은 대지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넓은 텃밭에서는 아늑하면서도 탁 트 인 개방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기존의 대지는 이처럼 긴 형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서 겹겹이 서로 다른 켜들을 갖 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 만들어질 공간도 그런 흐름을 갖도록 하고 싶었다. 마치 바깥 세상에서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복잡하고 번잡스러운 세상에서 자연과 휴식이 있는 곳으로의 이동 말이다. 그럼으로써 나에게 집중 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진입, 이것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서 새로 지을 주택 류월이 땅에 앉혀지는 방식이었다.

 

가장 ‘제주스러운 소재’로

이를 위해 류월 내부로 향하는 길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했다. 돌담과 거친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된 벽으로 둘러 싸고,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쇄석을 깔았다. 이 바닥을 걸어 대지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야 입구를 만날 수 있다. 가장 제주스러운 재료인 현무암 돌담과 쇄석,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런 때가 묻기를 기대하는 거친 콘 크리트를 통해 가장 ‘자연’ 스러운 공간으로 인식되기를 바랐다. 원 안에 담은 제주 풍경 입구를 지나 공간 안으로 들어오면 공간은 침실을 포함한 모든 실이 투명한 외피로 감싸져 있다. 이 개방된 외피를 통해 작은 음지식물과 돌담으로 둘러싸인 마당을 마주하게 된다. 오픈형 주방에는 빈티지 라운드 식탁과 조명이 정적이고도 고요한 분위기를 내고, 한쪽에는 실내 자쿠지가 마당과 이어진다. 큰 창으로 가득 드는 빛, 그리고 그빛으로 만들어지는 그림자가 공간 전체에 공존한다. 중앙의 원형 계단으로 올라가면 류월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담은 원형의 2층 다락이 펼쳐진다. 사방으로 탁 트인 개방감을 갖는 2층에서는 1층과 달리 바다와 하늘 그리고 한라산이 보이는, 원경이라는 다른 방식의 자연을 마주할 수 있다.

 

사계절이 주는 다채로운 휴식들

류월에서는 다양한 계절에 다양한 방식으로 정적인 휴식을 상상할 수 있다. 봄에는 소파에 앉아 멍하니 마당의 식물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워내고, 좋은 책과 음악으로 다시 에너지를 채운다. 여름에는 근처 금능해변에서 수영을 즐기고 와 낮잠을 즐긴다. 가을에는 청명한 하늘과 단풍을 올려다 보며 차를 즐긴다. 그리고 겨울에는 자쿠지 속 따뜻한 물에 몸을 낮춰 담아 제주의 하늘을 만끽하는 것이다.

퀸 최하나 기자│자료제공 (주)제이와이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jyarchitects.com│사진 JY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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