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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도 위험하다 "생활 플라스틱, 체계적 대응 방안 마련돼야"
[환경칼럼]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도 위험하다 "생활 플라스틱, 체계적 대응 방안 마련돼야"
  • 김성옥
  • 승인 2023.10.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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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 여성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주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통해 직접 섭취하거나, 해산물을 통해 음식으로 섭취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 확인된 이후, 호흡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쓰고 버리고 있다. 가정의 생활쓰레기만 보아도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 양이 어마어마하다. 최근 북극에서 남극까지 바다 전체에 미세플라스틱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과 알갱이가 떠다닌다고 보도되고 있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고 접촉하는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한다. 1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것은 치약·세안제·화장품 등의 제품에 포함돼 있고. 플라스틱 소재의 포장재 안에서도 검출된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에는 대략 51조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으며, 이는 우리 은하의 별 개수보다 몇백 배 많은 숫자다. 2022년 국제해양환경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사람이 먹는 어류의 75%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고 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결국 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해양 동물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했든지, 물과 함께 뱃속으로 들어갔든지 이들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식도나 내장을 막거나 상처를 내 직접적으로 동물을 해친다.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이 잔존해 있는 상태로 생태계 교란과 분포변화를 일으키고, 일부는 사람의 식탁에 오르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해로울까?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일정 이상 흡수될 경우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2017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합성 섬유는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요인의 35%를 차지해 타이어(28%), 도시먼지(24%)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바다 환경보호 단체 '오션와이즈'의 연구팀은 최근 북극해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물 대부분이 유럽과 북미 가정의 세탁 과정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150μ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은 포유류의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고 배변 활동을 통해 배출된다. 반면,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노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체내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러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10~20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관 내벽은 물론 혈관벽도 통과할 수 있다. 이렇게 체내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이나 세포 사이사이에 잔류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할 경우 숨이 막히거나 영양실조에 걸려 폐사하는 등 해양생태계에 큰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독성 오염물질을 흡착해 바닷물이 심각하게 오염되기도 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있을까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과 치약 등 일부 의약외품의 원료로 쓰지 못하게 하고, 생활 화학제품 중에서는 세정제·제거제·세탁세제·표백제·섬유유연제 등 5개 품목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관한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는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을 중심으로 미세플라스틱 집중 연구 중기 이행계획(2022∼2026년)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실행과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먹는 물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하고, 효과적인 유입 방지 및 처리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정부는 우리 생활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많이 배출하는 여러 제품에 대해서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식품 배송으로 늘어난 아이스팩의 고흡수성 수지에서 물·전분 등 친환경 냉매로 전환하기 위해 내년부터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동시에 국민에게 가까운 아이스팩 수거함의 위치 및 재사용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해변 쓰레기 중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는 쓰레기 중 하나인 양식장 스티로폼 부자는 사용 후 회수되거나 바다에서 수거된 스티로폼 부자는 주로 감 용기를 통해 재활용 원료가 된다. 스티로폼에 적당한 열을 가해서 액자, 실내 건축 소재(몰딩) 등 재활용품의 원료가 된다. 재활용률은 30% 정도로 저조한 편이다.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에서는 제품과 포장재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달성할 법적 의무는 생산자에게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생산자·소비자·지자체 정부가 각각 일정 부분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제동의 운용, 지자체는 재활용품의 수거, 생산자는 재활용에 용이한 재질의 사용, 소비자는 재활용품의 분리배출 등의 역할을 한다.

플라스틱을 먹는 애벌레

최근 플라스틱 물질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유기체가 분리되었다. 또한 화랑곡나방 유충의 소화계에 존재하는 곰팡이와 장내 세균도 폴리에틸렌을 생분해하지만 그 과정이 느리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매립지의 생물학적 정화를 위한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는 해양 생태계는 물론 육상 생태계, 대기로부터의 확산 및 이동, 폐기물로부터의 유래 등 여러 매체를 통한 복잡한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은 독성 유기 오염물질의 저장소이면서 직·간접적 환경오염 물질의 이동 매개체로도 작용하여 생태계 위협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계, 정부, 학계, 소비자가 서로 협력하여 체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 물질인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래 세대에 남겨줄 수는 없다. 우리 일반 시민들이 먼저 스스로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기 위한 생활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글 김성옥(사단법인 G_미래환경협회 회장) 사진 픽사베이

 

김성옥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겸임교수·연구교수로 재직한 김성옥 회장은 여성 권익향상과 차세대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학·공학자 교육에 봉사해 왔다. 현재 사단법인 지(Global)미래환경협회에서 시민환경과학자교육을 중심으로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 진흥을 통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 포장 개인 ‘국민포장’을 받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제17~18대 중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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