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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결산] 韓 '월클 반열' 황선우·안세영·임시현·신유빈 ... 최인정·김서영 등은 태극마크 반납
[항저우 결산] 韓 '월클 반열' 황선우·안세영·임시현·신유빈 ... 최인정·김서영 등은 태극마크 반납
  • 김원근 기자
  • 승인 2023.10.09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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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메달 수여식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메달 수여식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5년을 기다린 끝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중국(금 201 은 111 동 71), 일본(금 52 은 67 동 69)에 이은 종합 3위를 기록했다. 2개 대회 연속 종합 3위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보다는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 선수단의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겠지만 각자의 사정은 달랐다. 활짝 웃으며 대회를 마무리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아쉬운 표정을 지은 이들도 있었다.

우선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월드클래스'로 자리매김한 이들이 있다.

수영의 황선우(20)가 대표적이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김우민과 함께 수영 대표팀의 '르네상스'를 이끈 에이스였다. 그는 주종목인 자유형 200m는 물론, 사상 처음으로 남자 계영 800m 제패에 중심에 있었다. 

또 계영 400m(은메달), 혼계영 400m(은메달), 자유형 100m 동메달, 혼성 혼계영 400m(동메달) 등 무려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5개의 한국 신기록을 함께 했다.

황선우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이미 주목을 받았으나 당시는 아쉽게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몇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고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최강 수영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배드민턴의 안세영(21)은 이번 대회를 통해 명실상부한 '배드민턴 여제'가 됐다. 그는 단체전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여자 단식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더구나 한때 '천적'으로 불렸던 천위페이를 단체전과 단식 결승에서 연거푸 제압했다. 단식 결승에선 1세트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대등한 경기를 했고, 3세트엔 체력이 소진된 천위페이를 압도했다. 부상을 당한 상태라고는 믿기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이제는 천위페이와의 '천적' 관계는 이미 역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현재 여자 단식은 세계랭킹 '톱5' 전원이 아시아, 10위권 내에 8명이 포진할 정도로 아시아가 강세다. 아시안게임을 제패했다는 것은 곧 '세계 정상'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안세영은 금메달 후보 '0순위'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샛별'들도 눈에 띄었다.

양궁의 임시현(20)이 첫 손에 꼽힌다. 그는 '바늘 구멍 뚫기'로 일컬어지는 국가대표전을 통과한 것은 물론, 이번 대회 예선전 전체 1위를 차지한 뒤 혼성, 단체, 개인전 등 출전한 모든 종목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맛보지 않은 선수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안산이 3관왕에 오르며 '신궁' 반열에 올랐지만, 불과 2년 새 또 다른 '신궁'이 탄생했다. 그는 수영 김우민과 함께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만 24세의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야구 대표팀에선 문동주(20)가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에서 '1선발'의 중책을 맡은 문동주는 대만과의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선 다소 고전했으나 결승전 리턴매치에서 6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호투로 금메달 주역이 됐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는 확실히 한 단계 위의 잠재력을 가진 투수였다. 한동안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국제 무대에서 고전했던 한국 야구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를 드디어 찾았다.

역도에선 '전설'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뒤를 이을 재목이 나왔다.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0)이다.

박혜정은 이번 대회에서 역도 여자 최중량급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역도에 13년만에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13년 전 마지막 금메달이 바로 장미란이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선 같은 체급 최강자인 리원원(중국)이 불참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박혜정의 성장세는 매섭다. 지난해까지 주니어 레벨에서 뛰던 그는 성인 무대로 넘어온 올해에도 연달아 기록을 경신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삐약이' 신유빈(19)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2년 전 도쿄 올림픽을 통해 스타덤에 오르긴 했으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확실한 결실'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전지희와 함께 호흡을 맞춰 여자 복식을 제패한 신유빈은 단체전과 단식, 혼성 복식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중국의 강세가 워낙 거센 종목이긴 하지만 아직도 만 19세에 불과한 신유빈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떠오른 신예들과 달리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국가대표 무대였던 이들도 있었다. 오랫동안 반짝이던 '별'들이 마지막 빛을 발한 무대였다.

펜싱의 최인정(33), 근대5종의 정진화(34)는 그래도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최인정은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제패하며 두 개의 금메달을 가져갔고 정진화도 전웅태, 이지훈 등 후배들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국가대표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활짝 웃었다.

수영의 김서영(29)과 육상의 김국영(32), 농구의 김단비(33)도 만족할 만한 마지막이었다.

김서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여자 수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혼계영 400m 은메달, 혼성 400m 혼계영 동메달, 200m 개인혼영 동메달 등 3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육상의 자존심 김국영은 자신의 4번째 아시안게임에서 감격의 첫 메달을 가져갔다. 후배들과 함께한 400m 계주에서 38초74의 한국 타이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농구의 터줏대감 김단비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김단비는 '국대 고별전'이었던 북한과의 3-4위전에서 21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로 마지막 순간까지 '김단비다운'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반면 국가대표 고별 무대를 씁쓸하게 마무리한 이들도 있었다.

사이클 간판 나아름(33)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한 개, 동메달 한 개를 수확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5년 전 대회에서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한국 사이클이 이번 대회에서 무려 49년만에 '노골드'로 대회를 마쳤기에 씁쓸함은 더 컸다.

레슬링의 김현우(35)와 류한수(35) 역시 마찬가지다. 나란히 이번 무대를 국가대표 은퇴 무대로 삼은 이들은 '피날레'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빈손에 그쳤다. 흐르는 세월을 절감할 수밖에 없는 대회였다. 레슬링 종목은 이번 대회 동메달 2개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퀸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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