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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인상 빈도 2년새 2배↑...가격 오른 상품들 보니
기업들 인상 빈도 2년새 2배↑...가격 오른 상품들 보니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4.01.03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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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새해를 맞아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가공식품 164개·공업제품 45개 품목을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1~3월) 가격조정빈도를 시산한 결과 가격 인상 빈도가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격 인하 빈도는 5% 남짓이었다.
지난해 초 기업들은 가격표를 높여 단 경우가 낮춰 단 경우에 비해 2배 많았던 셈이다. 가격조정빈도는 해당 분기의 월 평균 가격 조정 확률을 의미한다. 이전에도 기업의 가격 조정은 2~3분기보다 연말(4분기)·연초(1분기)에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2년 전인 2021년만 해도 연초 기업들은 가격 인상보다 '인하' 빈도가 높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기업들의 가격 인상 빈도는 빠르게 높아져 2022년 중 10%를 돌파하고 지난해 초반에는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반면 기업의 가격 인하 빈도는 계속해서 5% 수준을 맴돌았다.
그나마 정부가 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하고 품목별 전담 관리제를 부활시킨 작년 하반기부터는 가격 인상 빈도가 비교적 빠르게 둔화했다. 정부 압박에 기업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줄줄이 철회한 여파로 풀이된다. 가격 인하 빈도는 지난해 말 무렵 6% 가까이 소폭 높아졌다. 그러나 이대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가공식품과 일부 공업제품의 가격 인상 빈도가 낮아지고 있으나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다"면서 "주류 등 비내구재, 대중교통요금 등 공공서비스, 여행·숙박 등 개인서비스 같은 일부 품목에서도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들이 체감하는 인건비 부담을 살펴보면, 향후 가격 인상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블로그 글에서 기업들이 제품을 하나 생산할 때마다 들어가는 노동비용(단위노동비용) 상승률이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명목임금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한결 덜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실제로는 생산성이 더욱 빠르게 둔화하면서 단위노동비용 오름세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더라도 생산성 증가율이 더 낮다면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비용 부담은 이전에 비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비용 증가를 완충할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도 1년 전처럼 기업의 새해 계기 가격 인상이 줄을 잇는다면 가까스로 둔화 흐름을 재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한은은 "기업의 가격 조정이 집중되는 연말·연초에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유의해 전개 상황을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은 상태다. 새 경제 사령탑에 오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신년사에서 "물가 안정 기조를 조속히 안착시키고 수출 회복 흐름을 모든 분야로 확산시켜 민생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는 "모든 경제 주체가 합심해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가격 상승의 연쇄 효과를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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