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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파로 부진 길어지는 석유화학업계…투자는 "보수적으로"
중국 여파로 부진 길어지는 석유화학업계…투자는 "보수적으로"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4.01.2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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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공장.
LG화학 여수 공장.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 여파로 올해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5일 고순도 크레졸(Cresol) 시설 신규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고순도 크레졸은 헬스케어·플라스틱 첨가제 등의 원료로 대표적인 부가가치 소재다.

고순도 크레졸 사업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200억원을 투자해 연산 3만톤 규모의 시설을 짓는다고 발표지만, 지난해 사업 시작 계획을 올해로 미뤘다. 사업을 미루는 대신 투자 금액은 500억원 늘린 1700억원으로 증액했다. 하지만 25일 또 다시 경영환경 변화와 연구개발·설비 보완을 이유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이번에는 투자 완료 시점과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한화솔류션의 투자 연기는 시황 부진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공격적 증설까지 겹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최대 수출국 중국은 정부 주도로 자급률을 빠르게 올리며 한국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나증권은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지난해 영업손실을 1864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의 손실을 2600억원으로 예상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참석을 앞두고 "중국의 석유화학 기초유분 자급률이 10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석화기업들은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도 투자 계획에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는 2024년 CAPEX(자본적 지출) 예상금액을 3조원으로 제시하면서, 투자 지연 가능성을 거론했다. 회사 측은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등 핵심 투자를 제외한 건에 대해선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시기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업황 회복 가시화 여부를 살펴 투자를 집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울산 폐PET 해중합 시설 투자 종료일을 올해 6월에서 2027년 12월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해중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인 단위체로 바꾸는 기술이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경영상 판단에 따라 투자 시기 연장을 결정했다.

올해 석화 기업들은 증설을 포함한 신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와 별도로 누적 공급과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이 어려운 만큼 재무적 부담을 키우지 않겠다는 의도다.

 

신민섭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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