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터가 나쁘다는 의견을 남겼던 풍수 연구가 최창조 전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1월31일 타계했다. 향년 74세.
한국의 자생 풍수 이론을 확립한 고인은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지리학과 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국토개발연구원 주임 연구원과 전북대 지리학과 교수를 거쳐 1988년 모교 지리학과 교수가 됐다.
고인은 우리나라 풍수의 개념을 확립하려고 평생을 노력했다. 서울대 교수 취임 4년만에 풍수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놨다. 서울대 개교 이후 정부 관료 임명 등이 아닌 이같은 이유로 교수직을 스스로 놓은 것은 고인이 처음이다.
풍수 연구에 몰입한 고인은 명당이란 곳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애써서 찾아갔더니 명당이 아니기도 했다. 한평생 명당을 찾아냈더니, 멀리 있지 않았다.
고인은 "명당은 사람이 자연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땅이 좋지 않아도 자연 지물을 잘 배치해서 길한 기운을 내게 하는 '비보'(裨補)가 고인의 이론을 요약한다.
많은 유력인사가 그에게 조언을 구했으며, 지난 2004년에는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 화제가 됐다. 또 "사람이 살아선 안 되는 땅"이라며 청와대 터가 나쁘다는 의견도 남겼다.
뇌경색으로 파킨슨병에 시달리다 1년 전부터 합병증세로 병원에서 요양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증숙씨와 아들 준보씨, 전경씨 등이 있다. 장래는 서울 영등포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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