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2:15 (토)
 실시간뉴스
[동행]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동행]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2.10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행]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오늘(10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45화에서는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편이 방송된다.

√ 우리 동네 소문난 효녀 소리

전북 김제의 시골 마을. 염색 날이라는 마을 방송이 퍼지면 온 동네 어르신들이 분주하게 회관으로 모인다. 어르신들의 염색을 책임져주는 사람은 예비 고1 소리(15세)다. 나이는 어려도 꼼꼼하고 야무지게 염색을 해서 어르신들의 예쁨을 독차지하고 있다는데... 어르신들이 가지고 온 염색약 낭비 없이 치약 짜듯이 짜서 발라주는 절약 정신은 물론, 상냥하고 예뻐서 동네 어르신들은 이날만 기다린다. 온 동네 어르신들이 소리 칭찬을 하면 소리보다 더 의기양양해지는 사람. 바로 소리의 할머니 윤덕(76세) 씨이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흠잡을 게 없는 손녀. 걸음이 불편해 보행기 끄는 할머니와 다리가 안 좋은 할아버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눈이 오면 눈길 싹 쓸어 놓고, 멧돼지와 눈치싸움 해가며 돼지감자를 주워 차로 끓여놓는 소리는 두말하면 입 아픈 효녀다. 

[동행]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 소리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조부모

소리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나서부터 소리는 언니, 남동생과도 떨어져 지내야 했다.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누구보다 가족이 그리웠지만 티 내지 않았던 소리. 연로한 나이에도 소리 하나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슴 아플까 봐 누구보다 열심히 미용사의 꿈을 키우며 공부했는데... 그런 손녀를 가엾이 여기고, 농사지어 뒷바라지했던 할아버지 충남(79세) 씨. 하지만 작년 6월엔 협심증을 앓고 있던 할아버지가 농사일을 하다 3미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올해 특성화고등학교 미용과에 입학한 소리를 위해 있는 돈을 끌어 모아 미용 학원비를 내줬지만 전주까지 오가는 차비에 다음번 학원비를 마련하는 것이 큰 문제. 당장 돈벌이할 수 없는 할아버지 대신 할머니가 공공근로를 시작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전주에 있는 학원 가는 버스비로도 부족하다. 

[동행] ‘우리 동네 효녀, 열다섯 살 소리’

√ 가족이 꿈꾸는 명절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위하는 소리 때문에 웃음꽃이 피는 소리네 집. 어김없이 명절이 다가온다. 높아진 물가에 살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소리네도 명절 준비를 시작했다. 오래 묵은 쌀로 가래떡을 빼고, 적지만 과일 한두 개씩을 사서 모으고 있다. 할머니가 주신 돈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소리는 미용 용품을 사려 모아놨던 용돈을 보태 조금씩이라도 명절을 준비한다. 올 가족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성스럽게 명절을 준비하는 건 혹여나 흩어졌던 가족들이 기적처럼 모이지 않을까라는 작은 바람에서라는데... 각각의 아픔을 감춘 채 명절을 준비하는 소리네 가족.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몸 상태로 힘들어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며 소리는 소원한다. 빨리 자격증을 따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성인이 되어 두 분을 편히 모실 수 있기를. 그리고 성인이 된 소리가 가족들을 모두 품을 수 있길 바라며 소리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