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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등 한류가 '北 형제국' 쿠바 문 열어 ... 우리와 193번째 수교국 됐다
K팝 등 한류가 '北 형제국' 쿠바 문 열어 ... 우리와 193번째 수교국 됐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4.02.15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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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적극적인 문화 교류가 꼽힌다. '한류'가 공산주의 쿠바의 문을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쿠바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쿠바는 1946년 대한민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혁명 이후 양국의 교류는 단절됐다.

한국은 북한을 '형제국'으로 대하는 공산주의 국가 쿠바와 이후 공식 수교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그간 정부 차원에서 쿠바와 공식 수교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쿠바의 '미온적' 태도로 빠르게 진전을 보이긴 어려웠다.

이번 수교 과정에서도 한국과 쿠바는 북한의 반발과 방해 공작 등을 의식해 거의 모든 과정을 '물밑 협상'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그간 문화 및 인적 교류, 개발 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왔는데 이러한 '연성' 요인이 수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에 한국 드라마가 상륙한 건 지난 2013년이다. 당시 MBC의 '내조의 여왕'을 시작으로 KBS의 '아가씨를 부탁해', SBS의 '시크릿 가든' 등 '한드'가 쿠바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자연스레 쿠바 국민들 사이에선 K-POP에 대한 수요가 늘고 한국 전통음식, 한국어 배우기 열풍도 불었다. 쿠바에 약 1만명 규모의 한류 팬클럽 'ArtCor'가 존재하는 것도 이같은 한류 열풍의 방증이다.

외교부 역시 이날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 인식 확산이 이번 양국 간 수교에도 기여했다"라며 '한류'의 영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의 공식 입장과 별도로 "쿠바에서 한류 문화가 많이 확대됐다는 점도 이번에 수교하는 데 여러 고려 요인 중 하나였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수교 체결과 관련해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 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류의 '공식 진출'을 위한 한국문화원 설치, 한류 문화 확장을 위한 공식 문화교류 등의 조치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매년 1만5000명 가까운 우리 국민이 쿠바를 방문하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해 더욱 체계적이고 긴밀한 영사 조력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쿠바와 관련한 영사 조력 사항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이 전담해 왔다.

인적 교류 확대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쿠바 진출 확대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의 실질적 영역도 넓고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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