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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투자자 눈 '은행주'로 향해 ... 日 밸류업 발표되자 은행주 50% 상승
韓 투자자 눈 '은행주'로 향해 ... 日 밸류업 발표되자 은행주 50% 상승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4.02.20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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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눈이 '은행주'로 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본 사례를 본떠 만든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인데, 일본은 이 프로그램이 발표된 이후 은행주 주가가 약 50% 상승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일본 은행들만큼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를 감안하면 주가 상승 기대가 단기간 내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 일본을 벤치마킹해 도입하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발표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주환원을 촉진하는 '세제 인센티브'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의 눈은 일찌감치 은행주로 향해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에 힘입어 2021년 초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일본 은행주는 지난해 3월 일본거래소그룹(JPX)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후 주가가 약 50% 추가 상승했다.

실제 일본 리딩뱅크인 미쓰비시 UFJ의 경우 지난해 3월 주당 800엔대를 기록하다 이달 1400엔대를 돌파했다. 미츠호파이낸셜그룹의 경우 지난해 3월 주당 1800엔대에서 이달 2700엔대까지 치솟았다.

일본 은행 시장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전후 가장 차이가 돋보인 부분은 바로 '주주환원율'이다. 쉽게 말해 순이익 중에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돈의 비율이다.

일본 은행들의 주주환원율은 밸류업 프로그램 전 평균 약 40% 정도였지만 이후엔 평균 50~60% 수준으로 상향했다. 배당 성향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크게 상향된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국내 시중 은행들이 총주주환원율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개 상장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4.2%포인트 상승한 33.7%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올해도 총주주환원율의 추가 상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처럼 40%를 상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의 경우 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능력 제고 등을 위한 자본 확충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일본처럼 총주주환원율을 단기간에 상향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 은행들이 총주주환원율을 상향하기 위해서는 'CET 1' 비율 등 자본 비율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CET 1은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최 연구원은 "자본 비율 개선 없이 총주주환원율이 크게 상향되는 것을 금융당국이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은행주 상승 열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수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월부터 이달 7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위 안에 KB금융(5위), 하나금융지주(8위)가 꼽혔다. 지난해 일본 금융주 주가 상승 시 수혜를 크게 보지 못했던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은행주들의 저평가 현상이 극심했기 때문에 약간의 모멘텀에도 주가 상승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은행주들의 평균 PBR이 0.4배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PBR 0.5배 이상 수준의 주가 상승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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