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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동행]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4.03.0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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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오늘(9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49화에서는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편이 방송된다.

√ 바닷가마을에서 가장 바쁜 열한 살 석민이 

삼척시의 한 어촌마을. 새벽 4시부터 바닷가 어판장에 나가 그물 손질을 하는 할머니 손희(79세) 씨를 매일 마중 나가는 소년이 있다. 열한 살 석민이다. 초등학교 학생부회장으로 학기 중엔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던 석민이. 방학이라 한껏 늦잠을 자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지만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할머니를 모시러 간다. 그물 손질을 해주고 물고기를 얻어오는 할머니가 통을 들고 경사 높은 계단을 올라오기 힘들 거란 생각에서다. 위암과 폐암 수술 이후 기력이 없는 할아버지 기호(88세) 씨를 대신해 늘 새벽 바닷일을 나갔던 할머니. 여름이면 어판장에 나가 생선을 할복하고, 손님들에게 회를 떠주며 소일거리를 하며 물고기를 얻어오셨지만 바닷일이 드문 요즘엔 그마저도 어렵다. 가족들 먹이려는 생각에 일이 있든 없든 어판장을 다니는 할머니의 퉁퉁 부어오른 다리를 주무르고 곁에서 조부모를 살피는 석민이. 챙겨야 할 가족은 또 있다. 개구쟁이 동생 석재며, 아픈 몸으로 일을 구하려 노력하는 아빠, 그리고 한국말이 서툰 엄마까지. 가족을 챙기려는 석민이는 24시간이 바쁘다.

[동행]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 가족들의 힘이 되어 주지 못해 미안한 아빠 

작년 11월부터 염증으로 손과 발이 곪아가고 있지만 큰 병원에 가서 진단조차 받지 못한 석민이의 아빠 이갑(51세) 씨. 병원비로 인한 부담도 부담이거니와 간간이 들어오는 화물 일을 하지 못하게 될까 봐 소독약으로 버티고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아침마다 사무실로 향한다.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지만 아빠에게 돌아오는 일은 몇 없다. 아빠의 사정을 아는 업체 사장님도 늘 일 순위로 일을 주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들고 옮겨야 하는 일에 다리를 절고 말을 더듬는 아빠를 고용하려는 사람들이 드물다는데... 이갑 씨의 벌이로 생활하기 어려워지면서 한국말이 서툰 캄보디아 출신의 엄마 토니타(32세) 씨도 횟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 나가는 아르바이트로는 월세를 내고 두 아이 교육을 시키는데 빠듯한 상황. 한숨이 늘어가지만 석민이와 석재 형제를 보며 부부는 힘을 낸다.

[동행] ‘장호항 사나이 열한 살 석민이’

√ 바다 사나이, 석민이의 꿈

방학 동안 석민이는 동생을 데리고 바다에 나가 민장대를 드리웠다. 엄마가 일하는 횟집에서 물고기 부산물을 미끼로 삼아 낚시를 하는 이유, 할머니가 새벽 그물일 수확이 없어지면서 간간이 들고 오던 물고기도 구경 못 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무릎관절로 인한 통증을 참아가며 항구를 샅샅이 누벼도 할머니가 얻어오는 건 미역 몇 줄기뿐. 아프신 할아버지는 맨밥에 물을 말아 드시고, 새벽 내 고생하신 할머니의 다리도 퉁퉁 붓는다. 매번 바다에 나가는 석민이의 꿈은 아무 물고기나 좋으니 한 마리만 잡는 것. 한 마리만 잡아서 밥상에 올리면 할아버지의 입맛도, 할머니의 고생도, 부모님의 걱정도 덜어질 것만 같다는데... 낚시와 통발을 가리지 않고 겨울 바다, 그리고 갈매기와 사투를 벌이는 석민이. 과연 석민이의 꿈은 이루어질까.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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