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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성모의 변화
가수 조성모의 변화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5.22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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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사랑과 이별, 추억을 노래하다

 
한국 정통 발라드의 계보를 잇는 조성모가 4년 만에 새 앨범으로 컴백했다. 간간히 드라마의 주제곡을 불러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팬들은 그의 새 노래를 기다리고 있었을 터. 이번 앨범은 결혼 후 발표하는 자신의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를 듯하다. 조성모의 부활을 외치며 의기투합한 힙합 가수 출신 현진영이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기도 했다. 신보의 제목처럼 그에게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었을까.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및 자료제공 품엔터테인먼트

조성모는 20세기 말 남아 있던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수다. ‘To Heaven’으로 데뷔해 한국 가요계에 스토리텔링 방식의 뮤직비디오 시대를 연 것은 물론, 그 이후로도 ‘슬픈 영혼식’, ‘아시나요’, ‘다짐’, ‘for your soul’ 등의 노래로 국민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발라드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질 만큼 과거와 달리 발표한 곡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다만 그의 음악 세계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 드라마 O.S.T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 임하는 그의 자세에서 더욱 간절함이 느껴졌다. 때문에 이번 신보는 과거 ‘조성모의 부활’을 재현하는 여정이기도 하지만, 그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20세기 마지막 밀리언셀러 조성모의 컴백

R&B 음악이 한국 가요계를 득세하기 전만 해도 한국형 발라드는 주요 가요 차트를 평정했다.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의 뒤를 잇는 20세기 말 조성모의 출연은 가요계에 큰 파장을
낳았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1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각종 광고에 얼굴을 드러내며 이전 발라드 가수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그래서인지 선배 발라드 가수 못지않게 그는 화려한 수식어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발라드의 황태자’, ‘미성의 아이콘’, ‘텐 밀리언셀러의 신화’, ‘초호화 캐스팅 뮤직 비디오의 원조’ 등 조성모가 당대 최고의 발라드 가수였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과거에 비해 활동 반경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었다. 2010년 12월 발매한 앨범 ‘땡큐’ 이후 좀처럼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던 그가 4년 만에 새 앨범을 공개한 것이다.
20세기 마지막 밀리언셀러이자 O.S.T계의 블루칩으로 불리는 조성모가 새 음반을 통해 야심차게 드러내고자 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짧지 않은 공백기 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그의 앨범 ‘Wind of Change’는 15년간 발라드 황제로 자리매김해 온 그가 지금껏 구축한 뮤지션의 정체성과 새로운 시도를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인트로곡을 포함해 총 7곡이 수록돼 있으며 타이틀곡은 ‘유나야’다. 이번 타이틀곡은 2년 전 한 작곡가를 통해 우연히 만나게 된 노래로, 조성모가 컴백을 결심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나’라는 이름은 실제 누군가의 이름일수도 있고 ‘너는 나’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이 곡이 담아낸 의미는 많은 남자들이 경험했던 첫사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이다. 특히 조성모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앞에서 이 노래를 직접 불러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당시 김연아는 조성모의 깜짝 등장에 놀라다가 감미로운 노래를 듣고는 이내 자신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노래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평론가들은 조성모의 이번 신보에 대해 “이번 앨범에서 조성모는 기존의 감성은 고수하면서도 생소함에 과감하게 도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랜 노력 끝에 결실 맺은 변화의 바람

조성모는 4년 만에 컴백을 앞두고 새 앨범의 이름을 ‘Wind of Change(변화의 바람)’으로 지었다. 여기서 말하는 바람은 단순히 옷깃에 스며드는 따스한 바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성모 스스로 가수로서 이루고 싶은 바람의 중의적인 표현일 수도 있는 만큼 해석의 여지는 충분하다. 그만큼 조성모 음악 인생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이번 앨범을 통해 몇 가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댄스 가수 출신의 현진영과 조성모의 만남이다. 이전에는 두 사람이 음악인으로서의 음악적 교차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이번 앨범 작업을 통해 두 사람의 다름에서 비롯되는 색다른 분위기의 발라드곡을 탄생시켰다. 음악감상회를 통해 앨범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던 조성모는 “이번 앨범의 목적은 ‘뒤처지지 자’였다”며 “함께 작업한 현진영과는 서로 다르지만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조성모는 현진영과 작업을 함께하며 오랜 기간 관성처럼 굳어질 수 있었던 비슷한 패턴의 발라드 음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발견된 조성모의 변화는 남자의 감성을 강조한 점이다. 그가 기존에 발표한 다수의 발라드곡들은 여성적이고 세밀한 감정을 지닌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신곡에서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남자다운 느낌을 이전보다 짙게 담아냈다.
“예전에도 물론 남자의 감성을 노래한 것 같지만 그 안에는 다분히 여성적이고 드라마틱한 감성들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전체 음악들에 남자가 사랑하면서 여자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담았어요. 타이틀곡 
‘유나야’나 수록곡인 ‘첫사랑’, ‘너무 아프다’ 등 가사에도 남자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죠.”

 
암 투병 중인 팬 초대한 방송 컴백 무대

조성모는 얼마 전 자신의 방송 컴백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꾸몄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조성모 콘서트에 꼭 가고 싶어 한다’는 딸의 사연을 접한 조성모는 제작진에 직접 요청해 모녀를 방송 촬영 현장으로 초대했다. 4월 14일 경기도 장흥역에서 진행된 케이블TV MBC뮤직 <피크닉라이브 소풍>에 출연한 조성모는 신곡 ‘유나야’의 컴백 무대는 물론 ‘아시나요’, ‘너의 곁으로’ 등 자신의 히트곡을 1시간 동안 열창했다. 방송 제작진은 “조성모 씨는 다음 달에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투병 중인 팬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규모가 큰 공연장에서 진행되는 콘서트에서는 자신과 가까이에서 함께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소규모의 관객 앞에서 진행되는 소풍 녹화에 모녀 팬을 꼭 초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후일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성모는 자신의 초대에 흔쾌히 현장을 찾아준 모녀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항상 많이 웃으시고 꼭 쾌차하셔서 오랫동안 뵙고 싶어요. 쾌차하시도록 진심을 다해 기도하겠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답게 팬들을 향한 섬세한 배려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아날로그 감성과 더불어 미성의 조성모를 그리워했던 팬들이라면 이번 컴백이 무척이나 반가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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