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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과학을 고민하던 석학의 고뇌 '부분과 전체'
철학으로 과학을 고민하던 석학의 고뇌 '부분과 전체'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6.27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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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책-숙명여대 김형률 교수 추천

 
대규모 공개 온란인 강의'인 무크(MOOC, Massive Open Course) 전도사로 유명한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김형률 교수가 꼽은 책은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지식산업사)다. 김형률 교수는 독일 유학 시절에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됐는데, 책을 읽는 동안 완전히 책에 매료됐다. 독일의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가 쓴 이 책에는 철학으로 과학을 고민하던 석학의 고뇌가 담겨 있다.

글 이시종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숙명여대 김형률 교수가 추천한 책은 과학 사상사의 고전으로 꼽히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이다. 독일의 대표적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물질은 '파동'과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양자역학을 창시하고 '불확정성의 원리'를 공식화한 석학이다. 저자가 물리학자이므로 이 책을 과학이론서쯤으로 지레 짐작하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저자가 과학 연구에 있어 서 깊어지는 철학적 고민을 다루고 있다. 김 형률 교수는 독일 유학시절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고백했다.

 

'전체'와 '부분'으로서의 과학의 경계를 사색하다

이 책은 하이젠베르크가 20세기 초반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과학 태동의 한복판에 서서 경험한 자신의 과학적 삶의 여정을 대화와 토론의 형식으로 풀어 쓴 자전적 글이다. 하이젠베르크가 열아홉 살 때 친구들 과 도보여행에서 나누었던 대화에서 시작하여 그의 과학사상의 형성 에 영향을 미친 많은 인물들과의 교류를 20편에 걸친 대화로 구성하고 있다. 창조적인 과학개념의 형성 과정에 따르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고 민과 사색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보어와 아인슈타인 등 동시대를 살았던 과학자들의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치열한 토론들은 현대물리학 형성의 역사적 배경과 아울러 진정 한 과학탐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이 얼마나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죠. 하이젠베르크는 복잡한 이론이나 공식과 씨름하는 물리학자가 아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뇌 하는 인간 그 자체인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분과 전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세세한 부분까지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전체가 가지는 총체적인 연관성과 의미를 추구해야 한 다는 하이젠베르크의 신념은 그의 학문과 삶 의 전반에 대한 태도에 잘 나타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단순한 과학이론에 그치지 않고, 기계론적인 자연관을 대체할 새로운 인식의 출발을 가져온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 란 것을 알 수 있다.
하이젠베르크는 젊어서 청년운동에 참가하는 등 사회적 정치적 문제로부터도 자신을 멀리하지 않았으며 전쟁의 소용돌이와 그 부산물인 핵개발과 관련하여 '연구자의 책임'에 대해 우려하고 고뇌하게 된다. 미국으로 옮겨간 이탈리아 과학자인 페르미와의 토론에서 망명을 권유하는 페르미를 뿌리치고 독일로 돌아가는 모습에 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번민하는 과학자를 발견하게 된다.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필수로 이 책을 읽었으면 해요. 뿐만 아니라 '통섭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죠. 하이젠베르크와 같은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과학과 기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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