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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농원 박찬웅 대표의 스마트 농법
현재농원 박찬웅 대표의 스마트 농법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7.13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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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농장 탐방

진취적인 도전정신으로 유기농의 새 판로를 열다
현재농원 박찬웅 대표의 스마트 농법

 

‘유기농 좋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농업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성공하면 흔히 말하는 ‘대박’이지만 성공을 이루기까지 숱한 고행 길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유기농 대표기업 중 하나인 현재농원 박찬웅 대표 또한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건강한 먹을거리를 향한 박 대표의 고집은 위기를 발판 삼아 성공으로 이끌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패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던 그의 도전정신이야말로 유기농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현재농원의 성공 비결이다.

취재 | 도수라 사진 | 양우영 기자

표고버섯은 예로부터 반찬이며, 술, 차 등으로 애용되던 한국인의 전통 식재료다. <동의보감>에서는 표고버섯을 ‘성질이 평순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고 기록했다. 또한 ‘정신을 좋아지게 하고 입맛을 나게 하며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한다. 아주 향기로운 맛이 있다’라고 효능과 맛을 극찬하고 있다. 그 덕에 오랜 사랑을 받아왔지만 특성상 습도와 기온에 민감하고, 병충에도 약해 성공적인 재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유기농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것은 더 까다롭다. 소득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여야 하고 시행착오는 필수이기에 표고 농사를 오랫동안 했던 전문 농업인도 유기농 표고버섯을 선뜻 시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농원 박찬웅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표고버섯같이 산물을 온전히 섭취하는 버섯은 더욱 유기농으로 키워야 하죠. 건강한 식재료를 위해서뿐 아니라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유기농·친환경 농법은 앞으로 더욱 발전, 확대 되어야 할 꼭 필요한 농법이에요.”
박 대표 또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결 같은 노력으로 실패를 극복하며 연 소득 6억원을 달성하고 있는 현재농원은 주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도 두발 벗고 ‘유기농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승승장구 중인 외국계 기업을 박차고 돌연 귀농

평소 박 대표가 즐겨 마시는 음료는 ‘야채수프’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는 야채수프는 채소를 껍질째 달인 물로 건강 음료라는 타이틀을 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이다.
“실은 현재농원의 오채수가 야채수의 원조예요. 처음 먹으면 맛은 좀 별로인데 건강에는 아주 좋아요. 자꾸 먹다 보면 맛도 괜찮아지고요.”
지금은 ‘오채수’로 판매되고 있지만 처음 생산할 때는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은 ‘유기농 오채수’였다. 하지만 1년 만에 유기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여건상 대기업도 아닌 소규모 농기업이 100% 유기농 원재료만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채수에 들어가는 무, 무청, 당근, 우엉은 깐깐하게 선별된 질 좋은 국내산을, 표고버섯은 직접 재배한 유기농인증 상품을 사용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유기농업의 어려움을 몸소 느낀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배움의 길에 들어섰다. 우리나라 유기농업을 발전시키고 유기농산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경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친환경농업경영대학을 2기 학생회장으로 수료, 현재는 동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기농 리더’로 스마트 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그가 처음부터 농업에 종사한 것은 아니었다. 고향은 경북 영주지만 고등학교는 대구에서, 대학은 서울에서 나왔을 정도로 우수한 인재로, 군대는 미8군을 지원해 카투사로 재대했다. 이후에는 외국계 기업의 잘 나가는 회사원이 됐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문득 회의감이 들었어요. 용이 아닌 뱀의 머리라도 우두머리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서울에서는 평생 꼬리노릇만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왔죠.”
그때가 스물아홉 살 때였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사장을 꿈꿔왔던 그는 고향에 정착해 피자가게를 개업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하고 싶었지만 그간 꼬박꼬박 모은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간 모아둔 7천만원으로 영주에서 피자가게를 열고 신용카드로 오븐기, 반죽기를 구입했다. 이외에도 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끝이 없었다. 특히나 한창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사업 초기에 그는 우연히 표고버섯 부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한 회사원이 부업으로 표고버섯을 재배해 일 년에 2천만~3천만원 소득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가만 생각해 보니 사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도 하는데 자영업을 하는 제가 못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시작하게 됐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 피자가게와 표고버섯 재배를 병행했어요.”

우연한 한마디, 인생을 바꾸다

 

처음부터 표고버섯으로 소득을 낸 것은 아니었다. 부업으로 하다 보니 직접 판매가 아닌 채소가게를 통한 위탁 판매를 했다. 큰 소득을 내기에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처음으로 공판장을 찾았다. 대박의 꿈도 잠시, 그 해 처음 수확한 최상품 버섯을 1톤 트럭 가득 싣고 갔지만 박 대표에게 돌아온 대가는 고작 130만원에 불과했다. 투자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다.
“가끔 그런 경우 있잖아요. 너무 좋아서 팔기도 아까운 것. 그때 버섯이 바로 그랬어요. 팔기 아까울 만큼 좋은 버섯을 헐값에 판 거죠. 고생한 것을 생각하니 오히려 웃음이 나더라고요. 다음부터는 공판장에 절대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죠.”
얼마 뒤 추석을 앞두고 그는 다시 한 번 공판장을 찾았다. 대목 앞이니 좀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처음과 같았다. 그렇게 성공적인 상품 판매를 위해 고민하던 차에 마침 건조기 지원 사업을 알게 됐고, 버섯을 말려 판매한 결과 의외의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130만원 받을 것을 3배 더 비싼 400만~500만원에 판매한 것이다. 표고버섯의 경우 생물보다 말린 것이 향이 더 좋다고 알려졌기에 말린 표고버섯을 생각해낸 그의 아이디어는 첫 시도임에도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다. 이후 농산물 가공품에 대한 그의 노력이 시작된다.
“말린 표고버섯을 바구니에 담고, 랩을 씌우고 그저 스티커를 붙인 다음 보자기로 포장했을 뿐인데 생물일 때와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왔어요. 그렇게 소득을 올리기 시작했고, 2003년부터는 피자가게 문을 닫고 본격적으로 표고버섯 재배에 전념했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따져본 결과였어요.”
이후 박 대표는 한층 더 차원 높은 가공농산물을 제조하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앞으로 더욱 각광받게 될 유기농업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질 좋은 농산물 재배, 가공 상품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농사를 잘 짓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지금 농촌의 문제가 1차 산업에 그친다는 것이거든요. 경영기술을 접목,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저도 그랬고요. 전문 농업인이자 경영인이 되기 위해 다양한 경영수업을 수료했어요.”

상품 가치를 올리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

가공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박 대표는 결국 표고버섯이 주된 원료인 천연조미료 ‘아시맛’을 만든다. 현재농원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시작점이기도 하다. 국가의 지원이나 기술 개발 도움 없이 순전히 박 대표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한 결과 탄생한 제품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표고버섯 가루를 내기 위해 찾은 제분소 사장님의 한마디가 발단이 됐어요. ‘요즘 부지런한 주부들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새우 등 천연 재료로 조미료를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었죠. 그 한마디에 시장조사부터 제품 구상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요.”
표고버섯의 맛과 기능은 충분히 살리고 동시에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보관이 쉽고 사용이 편리한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표고버섯조미료 ‘아시맛’을 개발, 이후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소비 패턴의 변화와 동시에 표고버섯의 소비 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는 생산 농가가 일부 있었으나, 단순한 가공에 그쳤을 뿐더러 현재농원처럼 자체 브랜드를 통해 직접 유통을 하는 농가는 매우 드문 시절이었다.
“아시맛은 표고버섯을 주원료로 국내산 100% 멸치, 다시마, 새우를 사용해 과립형, 티백형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과립형 제품은 보관의 편리, 위생을 감안해 스틱포장을 했고, 티백형 제품은 맑은 국 조리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티백포장했죠.”
체계적인 위생관리를 위해 자체 가공공장에서 모든 공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가공 설비를 갖췄으며, 현재까지도 외주 가공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식품 제조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과립형 제품을 만드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뒤따랐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농기업에서 겪어야 할 문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조미료 과립이 국이나 찌개에 넣었을 때 서로 분리되어 녹아야 하는데, 덩어리째 둥둥 떠다니는 거예요. 낙담할 수밖에 없었죠. 그때 한국식품연구원인 한국벤처농업대학 동기생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제품도 출시할 수 있게 됐고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이 정말 많았죠. 작은 농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나 싶어요.”

 

대기업의 등살에 밀려나는 소규모 농기업

현재농원은 ‘아시맛’ 이후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연 6억원을 달성하는 탄탄한 농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농업에 대한 그의 열정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농법이 전해지면서 많은 매체에서도 그를 조명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현재농원을 ‘그냥 농가’라고 표현한다. 대기업에 비하면 규모나 시스템적인 부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박 대표와 같은 소규모 농기업이 대기업에 의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연소득이 6억원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더 많이 올릴 수 있었어요. 아이디어를 더한 천연 조미료를 내놓자 대형 마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됐어요. 그런데 조만간 그와 비슷한 대기업의 제품이 출시됐죠. 나물 무치는 용도의 천연 조미료, 찌개 끓이는 용도의 천연 조미료 등으로 비슷하게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그러면 자연스레 우리 제품은 뒤로 밀려나는 것이죠.”
현재농원이 원조라는 오채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제품을 출시해 판매하다가 인기를 얻고 소득이 올라가면 어김없이 대기업의 유사 상품이 등장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러니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지 않으면 소규모 농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런 이유로 농산물 가공품의 새로운 제품을 내는 선두기업은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농기업인 경우가 많다.
“큰 매장에 제품을 넣기 위해서는 홍보팀 사원을 만나야 하는데 웬만한 제품으로는 현재농원 같은 작은 농기업을 만나주지도 않아요. 그러니 상위 개념의 가공법을 계속해서 연구할 수밖에 없는 거죠. 현재농원의 경우 친환경으로 권위 있는 유통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박 대표가 여타의 친환경·유기농 기업과 다른 점 중 두드러지는 면이 있다. 바로 제품을 친환경으로 생산해 소득을 증대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환경 전체를 생각한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제품의 포장지에 있다. 코팅이 되지 않은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한다. 따라서 판매대에 올라온 제품을 소비자들이 만지면 때가 타거나 보푸라기가 일어나기 십상이지만 먹을거리만 유기농을 찾는다고 건강한 사회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아는 그의 이유 있는 고집이다.
“먹을거리만 친환경이 아닌 생활환경이 친환경이 되어야 해요. 그래서 현재농원에서는 절대 소각을 하지 않아요. 아무리 친환경 제품일지라도 소각되는 동안 극미량이라도 환경호르몬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단순한 성공이 아닌 사회 전체에 이로운 바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현재농원의 박찬웅 대표. 전문 농업인이 아닌 그가 유기농 리더로 활약하기까지는 한결 같은 노력이 뒷받침됐다. 그의 열정이 우리나라 유기농·친환경 농업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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