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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가객' 최백호 추천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
'낭만가객' 최백호 추천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8.09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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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책

내 마음의 책
'낭만가객' 최백호 추천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

‘낭만가객’ 최백호가 추천한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는 벨기에 출신 그래픽노블 작가인 유디트 바니스텐달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만화라고 해서 흥미만을 위한 책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책은 글이 꽉 찬 어떤 책들보다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이 될 수 있다’는 철학적 이야기도 담고 있다.

글 이시종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최백호는 한 달에 몇 번 정도는 홍대 앞에 있는 단골 만화점에 가서 신간을 찾아 사보거나, 몇 번 읽었던 것을 다시 꺼내 읽기도 하는 진정한 만화광이다. 그는 그 시간들이 참 따뜻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만화광 최백호가 요즘 푹 빠져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유디트 바니스텐달의 <아버지가 목소리를 잃었을 때>다.
“이 책은 일단 만화예요. 그러나 글이 꽉 찬 어떤 책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 정말 소중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몇 번이고 읽을 것입니다.”

차가운 현실과 꿈같은 환상이 어우러진 한편의 동화

작품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다비드는 어느 날 후두암 진단을 받게 된다. 그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자신의 아홉 살 된 딸 타마르이다. 두 번째 부인 파울라와의 사이에서 나온 어린 딸이 아버지 없이 살아갈 생각을 하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는 생각한다. ‘어린 타미르가 나의 고통과 죽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 물론 그의 삶을 이루는 나머지 두 여인인 맏딸 미리암과 아내 파울라도 다비드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비드 역시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다독여 간다.
2012년 보도이 선정 ‘올해 최고의 만화 상’과 그래픽노블 선정 ‘2012년 최고의 그래픽노블 상’을 받은 이 작품은 아빠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가족들 간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
작품은 격정적이지 않은 이야기 너머에 숨겨진, 가족의 병에 대처하면서 생기는 상처, 이해, 원망, 분노, 치유 그리고 가족애 등을 잔잔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변화무쌍한 칸 나누기 기법과 화려한 수채화 연출은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리듬감 있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회화적·영화적 영상미의 절정을 보여준다.
가슴 뭉클한 한 편의 가족 동화를 보는 느낌이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이다

 

이 책은 가족의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인간의 회복 능력에 대한 깊은 믿음을 이야기한다. 아버지와 남편의 투병과 죽음에서 오는 상처를 가슴에 품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속에는 죽음이 부정적이거나 고통만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커다란 일 앞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의 이런저런 상처에 대한 치유 그리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강인함은 작품의 이야기 속에서 소중히 빛난다.
특히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홉 살 난 어린 딸의 이야기는 환상적이며 발랄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차가운 현실과 꿈같은 환상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동화 같은 작품”이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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