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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스킬' 아닌 '코드'에 주목한 이유
공부 '스킬' 아닌 '코드'에 주목한 이유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6.25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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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코드 조남호 대표

 
출간 후 8년 동안 누적 판매량 10만 부에 달하는 교육서 <스터디 코드>의 개정판이 출간됐다. <스터디 코드 3.0>은 새로운 입시 체제에 관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 책보다 더욱 체계화된 입시 공부법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공부법 전문 연구소 스터디 코드 조남호 대표는 14년간 공부법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적용해 온 입시 공부법 전문가로 공부법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강남 학원가에서는 이단아로 불리지만 학생들에게는 진정한 희망 파트너가 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일명 ‘스터디 코드 공부법’은 조남호 대표의 실제 체험을 통해 고안됐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입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중위권 성적이었던 그에게 누구도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네 성적으로는 명문대 입학이 불가능하다’며 공부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꺾어 놨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의 원리와 방법을 찾아 당당히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실행한 공부법을 일반 고등학생 6명에게 적용했고, 그 결과 전원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조 대표는 그 비결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스터디 코드 공부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입시 공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시간과 학원비 등 공부하는 시간의 양적 증가가 아니라 바른 공부법을 통한 공부 시간의 질적 향상에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공부법을 공부 스킬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공부 원리와 공부법을 이해함으로써 깨달은 공부의 본질인 스터디 코드라고 칭한다.

 
공부법을 공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하버드대 신입생들 역시 필수 코스로 ‘Learn How to Learn’이라는 공부법 강좌를 듣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공부법을 연구하는 교수가 따로 있을 만큼 공부법 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조남호 대표는 “우리가 살면서 모든 것을 시작할 때 방법을 먼저 배운다”며 “자전거 타기나 수영을 배우는 것처럼 공부도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제대로 된 공부법을 배우지 못한 채 성적 때문에 좌절하거나 낙담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 책은 요즘 나오는 다른 서적들과 달리 이론서에 가까워요. 성공 사례나 감동 사연보다는 정리되고 정돈된 콘텐츠가 필요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의 공부법에 대해 변화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 시간이나 돈을 충분히 투자했는데도 성적이 정체되어 있다면 자신의 공부 방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공부를 하는데 계속 헛바퀴 도는 느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공부법을 점검해 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는 지난 14년간 공부법을 연구해 왔다. 서울대생 3천120명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의 힘은 막강했다. 심지어 스터디 코드의 공부법에 관해 ‘절대적이고 근본적인 공부법’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자신의 연구 성과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공부의 왕도는 없지만 공부의 정도는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공부의 왕도는 없다고 생각해요. 대신 자신한테 맞는 공부법을 잘 찾는 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으라는 하나의 신화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데, 무책임하게도 그 본질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요. 제가 공부법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된 것도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게 됐죠. 비유하자면 신체 구조가 각기 다른 전 세계인이 자유형을 각자 다른 스타일로 하지만 그 본질은 같잖아요. 같은 교과서로 한 날 한 시에 공부를 하는 과정에도 분명 그러한 본질이 있을 것이라고 봤죠.”
그는 서울대생 3천여 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절대적인 방법론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표면적인 기술은 다르지만 극히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가 일치하는 공부법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 입시 공부를 준비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는 이 같은 의미 있는 분석들이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대생 3천여 명 정도가 공부한 방법에서 일치한 부분이 있다면 그 방법이 왕도는 아니더라도 정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내용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다르게 공부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거죠. 그렇게 공부법을 찾아 나가면서 그 위에 자기 스타일을 올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공부 방법이 정립되면 의지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공부 의지나 동기 부여의 문제는 학생의 자질 부족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조 대표는 올바른 공부법만으로도 공부 의지나 동기 부여에 긍정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하면 의지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제대로 된 공부법을 몰랐기 때문에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의지를 스스로 꺾어버리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성적 부진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은 의지가 없는 것이 맞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속을 깊게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잘하고 싶은 의지는 있잖아요. 그런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쳤냐 하면, 시험을 위해 밤을 새워서 공부를 했더니 성적이 제자리인 거예요. 그래서 안 되니까 겁이 나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공부를 등한시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그 학생들에게 공부법을 거꾸로 밀어줬더니 그 효과로 의지가 생기는 거예요. 저 역시 ‘선(先) 의지 후(後)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당수의 학생들에게 적용해본 결과 ‘선 방법 후 의지’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는 학생 스스로 자기 공부 실력을 평가하고 성장 가능성을 평가 절하하는 이유에 대해 “현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일례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교 석차 상위권 학생들을 모아 특별반을 편성하고, 그들에게 상당한 교육적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그에 속하지 못한 나머지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뿐만 아니라 일찍부터 성적을 기준으로 명문대를 향한 꿈조차 무시당하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이 같은 교육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스터디코드라는 학원을 운영하고 각종 교육 서적들을 출간하고 있다.
“SKY는 불가능이라 평가받는 학생을 SKY에 보낸다는 게 저희 교육의 모토예요. 일부에서는 이 모토 때문에 학벌주의를 비판하기도 하는데, 그건 논외의 문제입니다. 사실 저는 학교 현장에서 고통받는 학생들을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학교에서 관심도나 주목도가 점점 내려가다 보니 중하위권 학생들은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어떻게 보면 하위권 학생들에게 SKY란, 단순히 그 학교를 가겠다는 게 아니라 공부를 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학교 선생님에게 비난을 받거나 조롱을 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강남권 학원도 마찬가지예요. 학원 나름의 레벨 테스트를 만들어서 통과하지 못하면 입학하지 못하는 구조로 되어 있죠.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SKY 입학생 수로 학원 브랜드를 알리는데, 사실 명문대에 갈 만한 학생들을 데려다가 가르친 것뿐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명문대 입학생 수만을 알리기보다 공부법을 통해 오른 등수를 함께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그런 역전의 가능성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 교육 현장에 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생들은 이해 집착증 환자다

<스터디 코드 3.0>이 서울대생과의 이야기에서 나온 내용인 만큼 서울대생들의 특성을 빼놓을 수 없다. 조 대표는 3천여 명의 서울대생과 이야기하면서 중요한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바로 그들은 보통 이상의 ‘이해 집착증 환자’라는 점이다. 어떤 내용을 암기할 때 반드시 이해를 하고 외운다는 게 그들의 특성이라는 것.
조 대표는 “서울대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반복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것을 통해 암기한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서울대생들 스스로도 모르는 부분일 수 있어요.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대다수의 서울대생들은 이해 집착증 환자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죠. 보통 학생들은 암기 위주로 접근한다면, 서울대생들은 이해를 하고 암기를 하는 것입니다. 또 공부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의 답을 찾는 과정이 있었죠. 특히 자기 자신에게 독백하듯 스스로 배운 내용을 설명해 보는 ‘셀프 점검’이라는 것이 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는 이해가 됐더라도 혼자서 복습하는 도중에 막히는 부분이 발견되었을 때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죠. 처음에는 이 과정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오는 구조라서 점점 속도가 빨라져요.”
공부 계획을 세우는 모습에도 서울대생만의 특성이 있었다.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계획을 분초 단위로 세우기보다는 다소 허술해 보일 정도로 계획을 짰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서울대생들은 다양한 변수에 의해 계획이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는 반면, 세운 계획에 대해서는 꾸준히 지켰다"고 말했다.
“사실 일반 학생들을 보면 분초 단위로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한 번 어긋나면 짜증과 죄책감으로 모든 계획을 포기하게 돼요. 하지만 서울대생들의 사례처럼 변수를 고려해 느슨할 정도로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하면 지켜낼까를 꾸준히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삐걱삐걱 대면서도 끝까지 생명력을 유지하는 생명력을 유지하는 게 서울대생의 계획표였으니까요.”
그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고등학교 3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2~3학년 때라도 명문대에 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시기가 조금은 늦어지더라도 ‘SKY 입성’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단, 올바른 공부 방법과 적당 이상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불가능하다고 평가받는 학생들을 꾸준히 SKY에 보내고 싶어요. 요즘 사교육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저희 업체가 지난 3년간 2.5~3배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 성장이 주된 목표는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통받고 힘들어 하는 학생들에게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을 더욱 열심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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